<삼성전자, 리부팅하라➂> ‘발등에 불’ 삼성전자, ‘HBM’ 외에는 대안이 없다
2024-11-04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 등에서 고전하며 혹독한 시련기를 보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사업 성과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AI시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제대로 내다보지 못한 데다 이후 변화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자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AI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 노동조합(전삼노)이 지난 7월 사상 첫 파업에 나섰다. 최근에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대 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외신도 이 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이 회장의 경영활동은 법적 문제로 인해 제약을 받고 있다”며 “그동안 이 회장아 다각화된 미래 성장을 위해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하는 등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FT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와 무역 혼란 가능성은 반도체 수출과 삼성전자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 전망 등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의 위기는 한국의 위기'라는 지적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실적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려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와 별개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등기이사 복귀가 필요하다”며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서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사건’ 항소심 재판이 25일 마무리된다. 지난 2월 1심 선고 이후 약 10개월 만에 열리는 결심공판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선고를 했지만 검찰이 불복해 항소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어 왔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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