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노조, 김기유 전 의장 구속·엄벌 촉구

주요 계열사 노조 13일 오전 흥국생명빌딩 앞서 성명서 발표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일부 임직원 극단적 선택”
신종모 기자 2024-11-13 10:43:04
태광그룹 계열사 태광산업·흥국생명·흥국화재의 노동조합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150억원 사기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한 구속과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김 전 의장이 태광그룹을 경영하는 동안 갑질·전횡·비위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

박영대 태광산업 석유화학 노동조합 위원장은 “김기유의 막말과 욕설은 회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그의 폭압과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헤아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기유의 행위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삶을 파괴한 범죄”라고 질타했다.

강호성 태광산업 금속일반 노동조합 위원장은 태광산업·대한화섬 소유의 울산 스판덱스 2공장 철거 공사를 거론하며 김 전 의장의 경영 비리를 지적했다. 그는 “지인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면서 공사비는 수십억 원 부풀린 반면 고철은 반값도 안되는 헐값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다른 철거공사에서 나오는 고철도 싸게 달라는 지인의 요청을 받고 30억원이나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노조도 김 전 의장의 폭언과 갑질, 이에 따른 직원들의 고통을 강조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원칙 없는 인사와 부당한 업무 지시로 구성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일부 임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비극적 상황도 초래됐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노조는 김 전 의장의 비위 행위를 ▲명분 없는 인사제도 도입 ▲무차별적 징계 남발 ▲예고 없는 대규모 인력 감축 ▲경영성과급 미지급 ▲대규모 임원 강제 해임 5가지로 꼽았다. 노조는 “김기유는 경영컨설팅을 무기로 200여명의 직원을 하루 아침에 강제 퇴출시켰다”며 “수많은 노동자 가정은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경제적 파탄 위기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150억 사기대출’의 피해를 입은 저축은행 직원들도 성명서를 통해 김 전 의장의 불법 행위를 성토했다. 예가람저축은행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들은 ”김기유는 100억원대의 사기대출을 지시해 회사와 직원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혔다“며 ”이는 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경영지표 전반의 악화를 초래하였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2011년 구속된 뒤 그룹 ‘2인자’로 경영을 맡았다. 김 전 의장은 그룹 계열 저축은행에 ‘150억 원 사기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지난달 김 전 의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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