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리부팅하라➀> 삼성전자, 조직개편·인적 쇄신 드라이브…대대적 ‘물갈이’ 속도 내나

삼성전자 DS, 3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SK하이닉스 7조원대
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위기 인지…HBM 등 핵심사업 집중 육성
신종모 기자 2024-10-29 11:20:20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가 최근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지속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HBM 시장에서 입지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급기야 세계 1위 메모리 자리도 SK하이닉스에 내어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본보는 삼성전자의 현재 위기 상황, 경쟁력 제고 방안, 미래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지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의 사업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취임 2주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위기 극복을 위한 이렇다할 대책을 당장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을 둘러싼 위기감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의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4조원대다. HBM 5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 승인 지연과 파운드리 적자 등의 여파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조7920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격차를 수조원대로 벌렸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HBM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SK하이닉스의 독주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는 3분기 내 HBM3E 8단 제품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까지 통과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은 지속해서 곤두박질 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해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으나 연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퀄테스트(품질 검증) 통과 시점은 내년 6월쯤 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삼성호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자해지’ 이재용 회장, 삼성 위기 극복 방안 마련할까 

올해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은 별다른 코멘트 없이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미 삼성이 처한 현실과 위기에 대해 인지하고 미래 준비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특히 HBM, 파운드리, 전장사업 등 핵심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가진 사장단 오찬에서는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경영진을 대표해 실적 부진을 비롯한 최근 일련의 위기 상황에 대해 ‘반성문’을 제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서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삼성전자 DS 부문은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조직 문화 쇄신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임원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전자에서 그동안 조직간 소통의 부재가 지속해서 지목됐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는 소통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연말 인사에서 대규모 인적 쇄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 임원 승진 규모나 전체 임원 숫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 통과가 가장 시급하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R&D)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전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메모리사업부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도 계획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가장 고전하고 있는 사업은 HBM과 파운드리”라면서 “HBM이 퀄테스트에 통과하게 된다면 파운드리 사업도 어느정도 동반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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