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탓"…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 9개월 연속 역성장

홍선혜 기자 2024-10-14 10:32:09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등 C커머스의 공습으로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의 위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8%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감소 폭이 가장 큰 수치다.

월간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앞서 산업부는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 SSM(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곳과 SSG, 쿠팡, 11번가 등 10개 온라인 유통사의 매출 동향을 집계해 매달 발표한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정체기를 맞은 것과 달리 그간 쿠팡을 필두로 한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은 폭넓은 부문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는 부분에서 패션·의류 부문의 장기 역성장 현상이 강하게 도드라진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 사진=홍선혜 기자


주요 온라인 유통 기업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9월 후 1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패션·의류와 유사한 성격의 스포츠 부문 시장도 최근 위축 현상을 보인다. 8월 주요 온라인 유통 업체의 스포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7% 줄어들었다. 스포츠 부문 매출 증가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이머커스 플랫폼 이용자수가 늘어나면서 저가 의류의 수입이 대폭 늘어났다고 분석한다. 이에 국내 온라인 패션·의류 시장 소비가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1∼7월 누적 결제 추정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2조3227억원)과 유사하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국내 이용자수는 무려 1600만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현행 해외 플랫폼에서 직접구매(직구)를 할 때 면세 한도는 150달러로 중저가 의류가 대표적인 수혜 대상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오프라인에서도 국내 패션 시장 위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8월 백화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지만, 여성정장 품목만 유일하게 4.9% 줄어들었다.
남성의류와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매출 증가율도 각각 0.2%, 1.1%로, 전체 증가율에 크게 못 미쳤다.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국내 패션 산업 위축은 각 기업의 실적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난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130억원, 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보다 각각 2.1%, 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F&F의 매출도 각각 1.2%, 3.9%, 1%, 3.5% 감소했다.

향후 중국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에서 불리한 중저가 패션의류 시장에서 특히 한국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3일 중국 항저우 본사 기자 간담회에서 "3∼5년 내 목표는 (한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고객의 절반 이상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약 3400만명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 이후 이 중 절반인 1700만명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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