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티메프' 류광진·류화현 대표 첫 소환…1조4000억 사기·500억 횡령 혐의

홍선혜 기자 2024-09-19 10:56:41
일명 티메프 사태로 불리는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19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류광진 대표와 류화현 대표를 각각 횡령·사기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두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대금 약 500억원을 모회사인 큐텐이 해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는 데 끌어 쓰고 대금을 정산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돌려막기식으로 1조4000억원대 사기 영업을 한 혐의를 받는다. 자금이 바닥난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해 관련된 절차를 밟는 중이다.  정부가 파악한 미정산 판매대금은 1조2790억원, 피해 업체는 약 4만8000개에 이른다.

질문에 답하는 티몬 대표. /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두 대표를 상대로 판매 대금 지급 불능 상태를 언제 인지했는지, 티메프 정산대금을 위시 인수에 쓰도록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류광진 대표는 티몬은 위메프와 달리 정산 지연의 징후가 없었다고 전했다. 본사 차원의 지원도 없었기 때문에  뱅크런을 막지 못한 게 사태의 원인 이라는 입장이다. 

류 대표는 "티몬은 판매대금 정산이 어렵다고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며  "매출을 발생시켜서 대금을 정산하는 건데 갑자기 (뱅크런이) 터졌기 때문에 왜 뱅크런이 터졌는지, 그리고 저희가 어떻게 노력했는지 (검찰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또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 "위시 인수에 자금을 대는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저는 법인 통장, 인감, OTP 카드를 다 본 적이 없고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법인 도장이 찍혔다"고 전했다.

피의자 조사 출석하는 위메프 대표.  / 사진=연합뉴스


구영배 큐텐 대표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확한 퍼센트까진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큐익스프레스 물량을 늘리는 것은 큐텐 그룹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고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에 상장돼야 큐텐 그룹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류화현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조사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검찰이 각 회사 대표를 소환한 것은 지난 7월 26일 금융감독원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그동안 검찰은 경영진 압수수색, 실무자 조사 등을 통해 그룹 차원의 자금 흐름과 의사 결정 과정 등을 분석해왔다.

검찰이 이를 통해 그린 밑그림을 토대로 티몬과 위메프 대표 조사에 나선 만큼 '정점'으로 꼽히는 구 대표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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