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에 계열사까지 구조조정 시작 …이커머스 시장 구도에 변화

홍선혜 기자 2024-08-12 10:38:08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로 향후 이커머스 플랫폼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큐텐의 기술 부문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와 인터파크커머스 까지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직원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정산 지연사태가 터졌던 지난 7월부터 두 회사의 임원진들과 홍보팀의 이탈 현상이 일어났다.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큐텐의 이상한 경영으로 인해 이미 예견 된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티메프(티몬+위메프)의 쥐어짜기 씩의 잘못된 운영 방식이 화를 부른 셈이다. 두 회사는 재무 관리 기능을 박탈당했지만 영업·마케팅을 무리하게 진행했다. 또 목표 충족에 따라 각 조직의 인사고과, 성과급까지 판단됐기 때문에 무리한 판촉 마케팅까지 동원됐다. 일부 마케팅 직원들의 항의 섞인 목소리도 공론화 되지 못했다. 큐텐의 압박 때문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에 많은 피해자들이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사태의 여파는 큐텐그룹의 다른 계열사 까지 번지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자난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마쳤다. 신청자에게는 8월분 임금을 보장하고 이달 31일까지 유급 휴가를 지원한다. 아울러 잔류 인원에 대해선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인터파크커머스에 남아있는 인원은 200명 안팎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 사태로 인해 판매자가 도미노 이탈하자 유동성 부족에 정산 지연 상황에 직면했다. 산하인 인터파크 쇼핑·도서와 AK몰까지 영향을 미치자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 경영을 선언했다. 

그러나 매각, 펀딩 등의 방안을 구색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큐텐으로 부터 미수금 65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전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올해 3월 큐텐의 해외 채널과 연계해 선보인 '인팍쇼핑'도 문을 닫는다. 앞서 인터파크쇼핑과 AK몰 인터파크도서 역시 인터파크커머스의 산하이다. 

AK플라자는 지난 1 일부터 AK몰에서의 상품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고 롯데백화점과 GS샵·CJ온스타일 등 TV홈쇼핑사도 상품을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도서는 티메프의 미정산 영향으로 입점사인 교보문고와 정상화 시점까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큐텐의 기술 부문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 역시 희망자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그 동안 회사측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 플랫폼을 관리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했다. 경영난으로 퇴직금을 받지 못한 직원들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회사측은 “고객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 회생 절차 신청으로 서비스 대금을 받지 못해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당월 급여 지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퇴직금 지급도 불투명해 불가피하게 긴급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티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로 향후 이커머스 플랫폼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들과 업계 외.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안정성이 확보되거나 탄탄한 모 회사를 갖고 있는 업체로 대거 이동할 확률이 높아 이커머스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티메프 사태 한달이 지난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구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 1∼7 사이 새로 입점한 판매자 수는 지난달 동 기간 대비 20%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지난달 신규 입점 판매자 수가 직전 달 보다 16% 늘어났으며 G마켓도 신규 유입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각 플랫폼이 우수 판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내놓은 지원 정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한편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간 동안 G마켓·옥션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68만4597명으로 지난달 동 기간 (156만6906명)대비 7.5%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같은 기간 143만1883명에서 146만4559명으로 2.3% 늘어났다. 

다만 쿠팡은 큰 변화가 없었고 알리익스프레스(-4.2%)와 테무(-9.2%)는 오히려 이용수가가 쪼그라들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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