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라이벌’ 삼성 vs LG전자, 구독사업 놓고 경쟁
2024-08-13
삼성전자가 수요 침체 장기화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가전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가전 구독사업 진출을 고심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가전사업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전 구독사업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가전 구독은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필수 가전제품을 매달 일정 수준의 금액을 납부하며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해당 서비스는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주기적으로 전문가의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스크린 브리핑에서 “가전 구독 서비스 도입을 여러 각도에서 모색하고 있다”며 “아직 말한 단계는 아니”라고 말을 아꼈다.
임 부사장은 지난 4월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도 “AI 접목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일정 수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가전제품을 출시하면서 가전 구독사업을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일부터 지난 19일까지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은 시장 트렌드 기반 품목·경로별 판매 시나리오 수립, 구독용 상품·패키지(Package) 기획, 프라이싱(Pricing) 전략 수립, 구독상품 매출·손익 관리 등을 맡는다.
삼성전자가 경력직 채용에 나선 것은 가전 구독사업 진출이 임박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 가전 구독 사업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LG전자와는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로 구독(렌탈)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차별화된 제품력과 케어 서비스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생활가전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TV, 노트북 등으로 구독 영역을 넓혔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렌탈 사업 브랜드명을 ‘가전 구독’으로 바꾸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구독 매출은 1조134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6400억원에서 2년 만에 77% 성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기준 VD사업부와 DA사업부의 총 매출은 14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49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전을 담당하는 DA사업부의 영업이익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보다 실적이 저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DA 사업부가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A사업부의 영업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전 구독사업 진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최근 AI 기반의 가전제품을 선보이는 만큼 구독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