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무기한 파업 돌입…“목표는 생산 차질”
2024-07-10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기아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반도체 및 자동차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현대차·기아도 금속노조가 같은 날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 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등 완성차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사흘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15일부터 닷새간 2차 파업을 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돌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전삼노는 1차 파업에도 강행에도 사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중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소속이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에 따르면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6540명이다. 이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이다.
노조는 “1차 파업 기간 사측이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아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며 “이번 파업의 목표는 생산 차질”이라고 설명했다.
전삼노는 사측에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평균 임금 인상률 3.5%,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파업 참여 인원이 적어 실제 반도체 생산 차질은 제한적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전삼노의 파업 강행에도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노조 파업에 대비해 인력 조정 등을 통해 생산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대만 등 세계 유수기업들과 반도체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경쟁력 강화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져 고객 유치에도 상당한 리스크 발생이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에 참여한 인원이 적어 실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반도체 시장을 놓고 선점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반도체 생산에 잠재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파업에 현대차·기아 생산 차질
현대차·기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동조합법 개정 등을 요구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가 전날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품 조달 중단으로 현대차·기아 생산라인이 일부 멈춰 섰다.
금속노조 파업 여파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현대차 울산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 조합원들이 이날 파업에 동참하면서 전날 낮 12시 이후 현대차 울산 5개 공장 모든 생산라인이 순차적으로 멈췄다.
노조가 주간 조와 야간 조로 나눠 파업을 진행하고 있어 해당 시간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대부분에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장마다 파업 참여 시간이 다르지만 기아 광주공장에도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기아차 1·2공장의 총 3개 생산라인 중 2개 라인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단체는 “금속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법 파업을 강행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는 금속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번 파업은 현대차·기아 소속 노조가 아닌 금속노조 파업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이 더 큰 충격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가 지난 8일 올해 기본급 11만 2000원 인상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지난 8일 저녁 도출해 냈다. 오는 12일 노동조합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임금협상이 최종 타결된다. 상황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노사는 6년 연속 무파업 임금협상 타결을 달성한다.
기아도 지난 2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단협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도 기아도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임단협이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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