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

신종모 기자 2024-07-05 13:19:22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리는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효성의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가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 화해를 요청하면서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가족이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속 재산을)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여기에 출연하겠다.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도 협조해주리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는 선례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한 조 전 부사장은 공익재단 이름은 아침 해의 빛이라는 뜻을 담은 '단빛재단'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3월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유언장에서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의절 상태인 조 전 부사장에게도 법정 상속인의 최소 상속분인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까지 일어난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고 싶다"며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진 여러 부당한 일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고 말했다.

"선친이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는데 거짓과 비방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앞으로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 갈 길을 가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그는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저의 계열 분리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밝힌 '계열 분리' 의미에 대해 법률대리인인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는 "회사를 떼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조 전 부사장이 가진 지분을 공정거래법에 맞게 (처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 경영권에 관심이 없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효성으로부터의 100% 자유'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다만 선친의 유언장에 아직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선친이 작성하셨다는 유언장에 대해 입수경로,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유언집행인에게 몇 차례 질의했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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