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돋보기] 김승연 회장의 꿈 ‘한국형 록히드마틴’…한화에어로·한화오션에 달렸다

김승연 회장, 잇단 현장경영…김동관 부회장 중심 승계구도 가속
한화에어로·한화오션 사업 역량 집중…‘한국형 록히드마틴’ 마지막 퍼즐
신종모 기자 2024-07-08 09:07:49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국형 록히드마틴’ 도약을 위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에 힘을 주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꿈인 ‘한국형 록히드마틴’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앞세워 방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40년 이상의 최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잠수함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5월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격려사 후 전 직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8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최근 5년간의 잠행을 깨고 현장경영에 나섰다. 첫 행선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였다. 

이후에도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을 방문했다. 김 회장이 창원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총괄하는 사업이다. 

김 회장이 앞서 장남에서 이어 차남까지 승계구도를 본격화한 가운데 이번 현장 경영이 그룹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을 이끌 대체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이 장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사업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김 부회장 중심 승계구도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축인 방산 등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존 주력사업은 그룹을 지탱하는 굳건한 버팀목인데 그만큼 오랜 관행과 타성에 젖기도 쉬운 환경일 것”이라며 “그렇기에 익숙한 판을 흔들고 당연한 것을 뒤집는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 항공부품 조립 공장 전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로 탄생한 순수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항공·방산 집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인더스트리얼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지주를 설립한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 성장 동력인 항공, 우주 등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2023년 4월에는 ㈜한화 방산부문을 흡수 합병하며 방산 계열사를 통합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 방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번 인적분할로 사실상 방산사업 구조 재편을 완성하게 됐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 방산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지상과 해양, 우주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동시에 방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도 제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 유일의 중대형 발사체 전문 기업으로서 독보적 역량을 갖춰 지속해서 국가 우주 사업에 기여할 방침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할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 /사진=한화오션


출범 1년 맞은 한화오션,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도약 

김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 1년째를 맞았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한화오션은 김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잠수함에 적용 중인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한화오션의 에너지 생산 설비, 운송 기술 분야와 결합해 그린에너지 밸류 체인을 새롭게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이 힘을 주고 있는 방산 분야 등 특수선 사업부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울산급 호위함 배치Ⅲ 5·6번함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5월 한화그룹 편입 이후 울산급 호위함 배치-Ⅲ 5, 6번함 건조사업에 이어 3600t급 중형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 3번함 건조사업까지 연달아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하반기 진행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도 준비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해양방산 해외 생산거점 확보와 함정전용 최신 건조설비 신축 등에 투자해 함정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초격차 방산’ 솔루션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방산,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 야드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그룹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한화오션이 지닌 저력을 바탕으로 혁신과 도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기존의 역사를 뛰어넘는 성공을 이뤄가자”고 강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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