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홍선혜 기자 2024-07-05 12:18:03
BBQ, bhc 등 프랜차이즈 치킨이 해외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치킨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와 더불어 물가 인상 여파로 치킨업체들이 줄이어 가격을 상향조정했고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원까지 치솟았다.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예전만큼 쉽게 지갑을 열지 않자 기업들은 한류의 흐름을 타 해외로 영토를 넓히는 모양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치킨 매장 수는 약 3만개에 이른다. 신규 브랜드 역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레드오션은 물론 고객잡기를 위한 이들끼리의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게다가 물가가 인상하면서 원재료 값이 올랐고 치킨업계는 가격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제품 값을 줄이어 인상했다. 

BBQ는 올해 약 2년 만에 소비자 권장 판매 가격을 평균 6.3% 상향조정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굽네가 고추바사삭 등 9개 치킨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으며 푸라닭 치킨도 단품과 세트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bhc역시 지난해 12월 가격을 평균 12.4% 올린 바 있다.
BBQ가 뉴욕의 심장 타임스퀘어(Times Square)에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다. / 사진=제너시스BBQ

사실 원재룟 값이 오르면 기업은 남는게 없으니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물가인상 탓 인지 치킨 업계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영업익이 하락한 bhc와 BBQ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BBQ는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641억원)이 13.7%나 감소했으며 bhc치킨은 같은 기간 영업익이 (1203억원) 15.2% 줄어들었다. 그러나 물가 인상여파로 가격을 올린다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게 된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조사한 가금육 소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치킨 배달 소비량은 2020년 3.29㎏ 대비 3.10㎏으로 감소했다.

직장인 A씨(31)는 “치킨 한 마리에 배달비 까지 포함하면 거의 3만원에 육박한다”며 “치킨이 정말 먹고 싶을 땐 맛은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을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치킨업계가 눈을 돌린 곳은 바로 해외시장이다. 한류가 인기를 끌자 K푸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외국인 들이 늘어났고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해외 판로확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기업들은 지금이 최고의 적기라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성과도 나쁘지 않다. 대표적으로 현재 57개국에 약 7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해 해외법인을 통해 끌어올린 매출이 11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70% 증가했다.

BBQ는 2007년 미국에 처음 진출해 뉴욕, 뉴저지, 텍사스,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으로 점포수를 확대해왔다. 그 후 아칸소 주를 포함해 총 50개 주 중 29개 주까지 발을 넓혔다. BBQ는 미국 외에도 캐나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 전 세계 57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hc가 힘주고 있는 곳은 태국시장이다. 올해 1월 태국 bhc 1호점을 첫 오픈한 이래, 6개월 만에 방콕 대형 쇼핑몰과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지역에 6개 매장을 오픈하는 등 태국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올 8월에는 대만에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미국 LA에 직영점을 오픈했고 센디에고에는 올해 가맹 1호점을 열었다. 성과도 긍정적이다. 지난 달 기준 bhc는 해외에서 매출을 전년비 334%까지 끌어올렸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달 중국 항저우에 직영 3호점을 오픈했다. /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달 중국 항저우에 직영 3호점을 오픈했다. 그 동안 교촌치킨은 미국·중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약 73개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교촌치킨은 전년 비 해외 매출이 11% 증가한 178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오르면서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불경기뿐만 아니라 한류의 인기로 K-푸드 K-뷰티 등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발 맞춰 국내 유통기업들도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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