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전무,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경영승계 본격화

홍선혜 기자 2024-06-26 17:15:10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26일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번 인사로 신 전무는 한국과 일본 지주사에서 각각 임원직을 맡게 됐다.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신유열 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신유열 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 중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후 롯데에 입사했다”며 “신 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하여 이사 후보로 추천되었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됐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전무. /사진=롯데그룹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회사측 3개 안건은 승인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제안한 본인의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른바 롯데가(家) '형제의 난'으로 인해,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16년 이후 열 차례에 걸쳐 본인의 이사직 복귀 및 신동빈 이사 해임을 주총 안건으로 제안해 왔으나 매번 무산된 바 있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이 2016년 이후 총 10번의 주총에서 제안한 안건들은 모두 부결됐다. 광윤사(롯데홀딩스 지분 28.1% 보유)만으로 신 전 부회장의 경영복귀가 요원 함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일 롯데의 핵심 기업인 롯데홀딩스는 현지에 롯데시티호텔, 롯데벤처스재팬, 롯데서비스, 지바롯데마린스 등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주요 주주로는 1대 주주인 일본 광윤사(28.14%)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10.65%), 임원지주회(5.96%), 신동주 회장(1.77%) 등이있다. 

이번 주총에서 광윤사와 신동주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 부자를 지지했다. 주주와 임직원들이 신 전 부회장을 불신하는 이유는 그의 준법경영 위반 사실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빈 회장은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두 곳 모두 사내이사로 올라가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온라인으로 주총에 참석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한국 호텔롯데, 롯데지주, 각 계열사 등 순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일본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28.14% 소유하고 있고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호텔롯데 지분을 19.07% 갖고 있다. 호텔롯데는 국내에서 2017년 출범한 롯데지주 지분을 11.1% 보유하고 있고 롯데지주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 주요 한국 계열사를 거느리고 그룹 지휘 본부로 주요 결정을 맡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된 후, 각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 법원은 그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준법의식도 결여되어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해당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이사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법 수집 영상 활용을 근간으로 하는 ‘풀리카(POOLIKA)’ 사업을 강행했을 뿐만 아니라 임직원 이메일 정보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주총 후 업계에서는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에 신 전무가 오르게 되면서 롯데 지주회사 양쪽에 입지를 다지게 됐다고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달 초에는  롯데지주 지분 0.01%(주식 7000여주)를 확보해 주주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한편 그 어느 때 보다 엄중한 경제 상황 속 기업 경영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발목잡기 행위를 이제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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