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있다…배터리업계, ESS로 활로 찾는다

ESS, 태양광 이어 2번째 에너지원
삼성SDI·LG엔솔 시장 공략 잇따라
김동하 기자 2024-09-20 10:45:54
국내 배터리업계가 주요 사업군인 전기차의 성장둔화 타개책으로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주목하면서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ESS시장 점유율이 높은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제품 다양성과 안전성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ESS설치량이 늘고 있는 미국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0일 배터리업게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의 성장 둔화로 수익성이 재고되는 가운데 ESS가 해결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이나 애너하임에서 나흘간 열리는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 'RE+ 2024'에 참가했다고 밝혔다./사진=LG엔솔


ESS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인 변동성과 간헐성을 보완해주는 기술이다. 전력이 남는 시간에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일종의 '전력 댐' 역할을 한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ESS는 국내보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환경문제와 더불어 주택용과 상업용으로 저장장치 수요가 높아지면서 안전성과 사용 편의성에 대한 요소도 덩달아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현재 ESS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 전략을 펼치면서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 제품의 경우 화재를 방지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대거 적용돼 프리미엄 시장에서 수요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신규로 설치된 ESS는 총 4.2GW(기가와트)규모다. 같은 기간 미국에 신규 설치된 저탄소 에너지 발전원은 태양광 12GW, 풍력발전 2.5GW, 원자력 1.1GW, 천연가스 0.4GW 등이다.

ESS가 태양광에 이어 두 번째로 신규 설치 용량이 큰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등극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많은 10.8GW가 새로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컨설팅 업체 우드매켄지와 미국 청정전력협회(ACP)는 오는 2028년까지 총 62.2GW의 ESS가 신규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ESS를 주요 먹거리로 삼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ESS 신규 도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미국을 타깃으로 점유율 확대 전략을 세웠다. 미국 내에 ESS를 설치한 기업은 비용의 30~40%만큼 투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RE+2024 전시회에 참가한 삼성SDI 부스 조감도./사진=삼성SDI


삼성SDI는 다양한 수요에 대응한 제품들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인 RE+에 참가해 전력용 SBB(삼성배터리박스) 1.5,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고출력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다양한 ESS용 배터리 라인업을 선보였다. 

SBB는 20피트 컨테이너에 하이니켈 NCA(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이다.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모듈내장형 직분사 기술도 적용돼 화재가 발생해도 불길이 확산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미국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설립했고 ESS 공급부터 설계, 설치, 유지, 보수 등 ESS 산업 전반을 아우르겠다는 전략을 짰다. 기존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활용해 ESS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ESS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중국이 ESS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기업들이 시장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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