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 800km 주행 '전고체 배터리'…관건은 생산 비용

중국 정부 1조1300억원 지원금 제공
우리 정부 2030년 차량 실증 목표
김동하 기자 2024-09-11 09:10:16
글로벌 자동차·이차전지 기업들이 차세대 전지로 '전고체 배터리'에 주목하면서 양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비용 절감이 경쟁 우위 선점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독일 프라운 호퍼연구소가 발표한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 2035+'에 따르면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인 제품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전해액 함량을 절반 이상 줄인 반고체 배터리와 액상 전해질이 전혀 없는 전고체 배터리로 구분된다. 이 중 황화물계 배터리의 상용화가 가장 많이 진행됐고 일본과 한국기업의 황화물계 배터리 생산 기술 수준은 높은 편이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돼 있는 전고체 배터리 모형. 실제 모델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사진=박재훈 기자

치열한 배터리 개발 경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고체 전지를 적용할 경우, 1회 충전 시 800km 주행이 가능하다.

완성차 제조사는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양산 계획을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5년 시범 양산, 2027년 양산 준비 후 2030년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업계도 개발 및 양산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삼성SDI는 2027년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솔리드파워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 토요타는 전고체 전지를 적용한 모델을 공개했고 2030년까지 16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해 현재 200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미국의 퀀텀스케이프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폭스바겐과 함께 2025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내외부 구성./사진=싱예증권연구소

쫓아오는 중국 업체들

중국의 전기차 업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니오는 150kWh(킬로와트시)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니오 ET7'를 선보였다. 동펑과 셀레스는 반고체 배터리 전기차를 양산·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산하 브랜드 IM모터스도 올해 900V 반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L6모델을 출시했다.

상하이자동차는 2025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액체 함량이 0% 수준인 전고체 배터리 탑재 신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광저우자동차도 2026년까지 자사에서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기업들도 힘을 쏟고 있다.

코트라 및 중국 화신증권사 등에 따르면 칭타오에너지, 웨이란에너지는 2026년을 보고 있으며 CATL, 구어션하이테크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도 지원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 중국 공신부 등은 자국 이차전지 기업 CATL, BYD 등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 약 1조13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중국 화신증권사에 따르면 "아직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한 단계지만 해당 지원정책은 중국 정부가 전고체 배터리를 이차전지 산업의 주요 발전 방향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차전지 기술개발·실증 로드맵./사진=산업부


우리 정부 역시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2030 이차전지 산업 발전 전략'에 따르면 2030년 차량에 실증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에서 주도권은 성능보다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리튬이온전지 보다 우수한 전고체 배터리의 특성상 성능의 향상은 보장되지만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제조 공정으로 인한 설비 투자 비용 등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순도 원료, 합성 공정, 고온 처리 등이 수반되는 고체 전해질 제조와 함께 고체 계면형성이 어려워 추가적인 공정·기술이 필요하다. 거기에 고압 프레싱 공정과 추가 생산 설비 구축, 생산 초기 수율 확보 등 비용 상승은 예견돼 있는 사실이다.

이에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높은 생산 비용이 요구될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굉장히 어려운 공정 조건으로 만들어야 준수한 성능이 나온다"며 "상용화는 5년 정도 있어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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