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5.25~5.50% 동결…연내 1회 금리인하 전망

홍선혜 기자 2024-06-13 09:52:54
미국의 기준 금리가 또다시 동결됐다. 연내 금리 인하 전망 역시 기존 3회에서 1회로 크게 축소되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온 연준은 같은 해 9월 이후 이번까지 7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로 한국(연 3.50%)과의 금리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가 유지됐다.

美 금리 인하 9월도 불투명…한은 4분기나 내년 예상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여전히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의 인하도 4분기 혹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이나 한국 모두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목표 수준(2%) 안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다. 고물가 시기의 마지막 국면(라스트 마일)인 상황에서 성급하게 금리를 낮춘다면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될 위험성이 보인다.

연준은 11∼12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여전히 한국(3.50%)보다는 2.00%p 높은 수준인  5.25∼5.50%로  기준 금리 목표 범위를 동결했다. 

앞서 연준은 작년 6월 약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멈췄다가 7월 다시 베이비스텝(0.25%p)을 밟았다. 이후 9·11·12월과 올해 1·3·5월에 이어 이번까지 일곱 차례 연속 금리를 묶었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5.10%로 제시됐다.

지난 3월 회의 당시의 4.60%보다 0.50%포인트(p) 높은 수준으로, 현재 금리 수준(5.25∼5.50%)을 고려할 때 연내 인하 예상 횟수가 세 차례(0.25%p씩)에서 한두 차례로 줄어든 셈이다. 위원 19명 가운데 4명은 아예 올해 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이로 인해 시장이 기대하는 연준 피벗 시점도 당초 9월에서 연말에 가까운 11월 또는 12월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 지표(전년동월대비 3.3%)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좋은 수치지만 아주 좋지만은 않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로 내려온다는 확신 없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었지만, 여전히 크다"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어 노동시장이 균형을 잡아가고 있지만 임금은 여전히 지속 가능한 경로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와 금리에 대한 이런 연준의 시각은 최근 한은의 인식과 흡사하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12일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완화 기조로의 섣부른 선회 이후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현재, 이런 상충 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두름'의 원칙을 되새길 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3월 3%대에서 4∼5월 2%대 후반(4월 2.9%·5월 2.7%)으로 내려왔지만, 5월 농산물 물가는 19.0%나 치솟고 석유류 상승률(3.1%)도 작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고, 최근까지 1370∼1380원대에서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다소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시 강해지고 있다. 5월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6조원이나 또 불었다. 지난해 10월(+6조7천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런 불안 요소를 고려해 다음 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다시 현 수준(3.50%)에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측대로 실행되면 작년 2월 이후 12연속 동결이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두 나라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일러야 9월 이후 한 두차례, 한은은 4분기 한 차례 정도 낮추고 해를 넘기는 시나리오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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