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언제 하나?...물가·환율 불안에 기준금리 11연속 동결

주서영 기자 2024-05-23 10:53:54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꺽였다. 23일 한국은행은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11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이유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까지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환율, 부동산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금리 인하를 올 연말 경으로 늦출 것으로 보여, 한은이 인하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려잡았서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한 조기 인하'의 명분도 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치솟는 등 2%대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늦추는 또다른 이유는 최근 환율 흐름 탓이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136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원화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인플레이션 관리가 제1 목표인 한은 입장에서 환율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이다.

미국 연준, 금리 인하 올 연말경에나...

금리 인하에 신중한 미국 연준의 태도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4%)이 3월(3.5%)보다 0.1%포인트(p) 떨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났지만, 연준 고위 인사 다수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연준이 일러야 9월께, 한은은 이후 10월이나 11월에야 기준금리를 낮추며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서영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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