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北 오물 추가 살포

국내 민간단체도 지난 6∼7일 대형 풍선 대북 전달 보내
군 “비열한 방식 행위 즉각 중단 촉구”
신종모 기자 2024-06-10 09:22:50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에 대응해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지난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고정식 및 이동식 확성기를 철거, 철수한 이후 약 6년 만이다.

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이 남서풍 및 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동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군은 앞서 추가 방송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오물 풍선을 추가로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국내 민간단체들이 지난 6∼7일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을 날려 보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330여개의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전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우리 군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다. 약 2시간 동안 고정식 확성기 여러 대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우리 군이 보유한 고정식 확성기 중 일부만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서 발견된 대남 전단 풍선 잔해. /사진=연합뉴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이 제작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청취 거리가 10∼3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밤 늦게 담화를 통해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위기 고조의 책임은 대북 확성기를 튼 한국에 있다”면서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도 두 차례에 걸쳐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오물 풍선 약 1000개를 남측에 날렸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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