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프로젝트명 ‘대왕고래’…11월 시추 작업 본격화

탐사 시추 작업 비용 1000억 원…해외 전문기관, 성공 확률 20% 전망
신종모 기자 2024-06-04 09:26:07
정부가 동해 심해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대량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가스전 후보지에 ‘대왕고래’라는 이름을 지었다. 철통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4일 정부와 에너지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긴 탐사공을 바닷속 해저 깊숙이 뚫는다. 실제로 석유와 가스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추 탐사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국은 앞서 물리 탐사 과정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38∼100㎞ 떨어진 넓은 범위의 해역에 가스와 석유가 대량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 

예상 매장 자원은 가스가 75%, 석유가 25% 규모다. 실제 대량의 자원이 발견된다면 석유보다는 가스의 비중이 훨씬 높은 가스전의 형태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유전 개발은 앞서 동해 대륙붕에서 개발했던 소규모 동해 가스전과는 다른 형태다. 이번에는 수면으로부터 1㎞ 이상 깊이 심해에 있는 유전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한번 탐사 시추공을 꽂을 때 1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해외 전문기관은 이번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이 20%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개발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는 최대한 기존의 물리 탐사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최적의 후보지를 선정한 뒤 탐사를 효율적, 경제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해 가스전 탐사 / 사진=석유공사

앞서 정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첫 번째 ‘국정 브리핑’을 통해 대규모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 계획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대왕고래’라는 프로젝트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이르면 올해 11월, 늦어도 12월께 대왕고래의 유망 구조(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높은 지질 구조)에서 시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탐사선과 투입 인력 확보에 나선 예정이다. 

탐사 시추가 이뤄지면 석유·가스의 실제 부존 여부와 부존량이 일차적으로 파악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 성공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매장량에 따라 개발 비용은 달라지는데 내부적으로는 개발 비용도 어느 정도 범위로 예상하고 있다”며 “인접한 한국, 일본, 중국 등 3국이 터미널, 액화 설비 등 충분한 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를 가진 상황에서 추가 비용이 적은 것도 유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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