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붕괴 사태' 권도형, 美 증권 당국 SEC와 민사소송 벌금액 합의

구체 조건은 미공개…美 법원 "6월 12일까지 합의서류 제출해야"
황성완 기자 2024-05-31 18:21:52
가상화폐 테라·루나 붕괴 사태의 주범 권도형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환수금 및 벌금 규모에 잠정 합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이 공개한 재판기록에서 SEC가 테라폼랩스 및 권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양측 대리인은 벌금 부과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재판부에 알렸다.

양측은 내달 12일까지 합의 관련 서류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앞서 미 증권 당국인 SEC는 2021년 11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혔다면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코리아 공동대표.

이 재판은 권씨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재판과는 별도로 제기된 민사재판으로,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재판을 맡은 제드 레이코프 판사는 앞서 지난해 12월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 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미국 달러나 유럽연합의 유로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된 가상화폐)인 테라가 증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테라폼랩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본 SEC 측 손을 들어줬다.

또한 배심원단도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투자자들을 속인 책임을 인정한다고 평결했다. 배심원 평결 이후 SEC는 이후 테라폼랩스와 권씨를 상대로 불법 이익 환수금과 민사상 벌금 등 총 52억6000만달러(약 7조2000억원)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씨와 테라폼랩스 측은 가상화폐 발행과 매각이 대부분 미국 바깥에서 이뤄졌다며 SEC 측의 환수금 부과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해왔다.

권씨는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서 구금돼 있다. 앞서 미 뉴욕 검찰은 지난해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자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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