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사망...추락 헬기 전소, 탑승자 9명 전원 사망 추정

김효정 기자 2024-05-20 13:10:00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등 9명을 태운 헬기가 추락하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20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 같이 보도하며, 이란의 한 당국자가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으로 완전히 불에 탔으며 탑승자 전원이 숨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왼쪽)이 19일(현지시간)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기 위해 헬기에 탑승해 있다. /사진=이란 국영TV IRINN 캡처, 연합뉴스

이란의 2인자인 라이시 대통령 사망이 공식 확인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가자 전쟁 등으로 살얼음판을 걸어온 중동 정세가 어지러워 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히잡 시위와 경제난이 가중된 이란의 국내 혼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적십자사 격인 이란 적신월사 역시 "추락 현장 발견 상황에 따르면 탑승객 사이에서 생존의 신호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사고 헬기는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탓에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급히 65개 수색팀을 보냈지만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탐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이날 수색에 참여한 튀르키예 아킨치 드론이 사고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열원을 발견해 이란 당국과 좌표를 공유해 본격 수색이 이뤄졌지만 생존신호는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 출신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 공부를 하는 등 사실상 이란 내 2인자다. 

특히 2022년 시작된 이른바 '히잡 시위' 국면에서 라이시 대통령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세계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또 가자전쟁 중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 강경한 이미지를 굳혀왔다. 

이란 헌법은 대통령의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신들은 라이시 대통령 사망이 확인될 경우 12명 부통령 중 가장 선임인 모하마드 모흐베르에게 일단 승계되며, 그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