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돋보기] 책임경영 리더십 입증...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정 부회장 승진 이후 실적 개선·재계 순위 8위 등극
‘상반기 최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 코스피 상장 성과
스킨십 경영 행보 통해 재계 총수 입지 공고히
신종모 기자 2024-05-17 11:17:48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30년 만에 오너 경영체제를 전환 눈앞에 두고 있다. 앞서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부회장 자리에 올라 경영 행보를 본격화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야심작’인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가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정유, 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 전반에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며 책임 경영 리더십을 입증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HD현대 주식 11만3348주를 매입하면서 총 지분은 5.46%로 늘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위기 극복 능력 탁월…미래 먹거리 준비도 철저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한 뒤 미국 유학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그룹에 복귀했다. 

이후 그는 기획재무부문장 상무로 승진하면서 최연소 임원이 됐다. 1년 만에 전무로, 2년 뒤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이후 2021년 사장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 11월 부회장까지 꿰찼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세계 조선경기 불황으로 전사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의 체질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선박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일감 확보와 기술개발을 통한 미래 준비에도 온 힘을 쏟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에는 선박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사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에 앞장섰다. 동시에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집중해 왔다.

정 부회장은 주요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자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합작조선소 IMI 설립을 주도한 이후 지난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직접 만나 양자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기조연설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4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탈탄소 추진 및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외에도 ‘세계경제포럼 특별회의’ 공동의장도 맡기도 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올해 인도한 17만4000㎥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경영 리더십 입증…실적 개선 주도 

정 부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선별 수주 전략과 맞춤형 영업전략을 통해 호실적을 주도했다. 

HD현대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5144억 원, 영업이익 793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영업이익은 48.8% 증가했다. 이는 정유·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 전반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조선 부문이 흑자 기조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5조515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02억 원을 기록해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난 2조9877억 원, HD현대미포는 10% 증가한 1조5억 원, HD현대삼호는 22.7% 증가한 1조7056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HD현대삼호가 전년 동기 대비 223.6% 증가한 186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주도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으로 매출 7조8788억 원과 영업이익 30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 17.8% 증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고금리 기조 속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긴축 흐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 29.7% 줄어든 2조2029억 원과 1629억 원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인프라 확대 추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0.9% 늘어난 매출 801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8.2% 증가한 1288억 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16.1%를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부품서비스 사업 호조와 스마트 선박 운영 관리·자동화 솔루션 등 디지털 제어 사업의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어난 38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515억 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13.4%를 달성했다.

경기도 판교에 있는 HD현대 GRC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 재계 순위 8위 등극 

HD현대가 GS를 제치고 재계 순위 8위에 등극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년 5월1일까지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 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 10조 원 이상인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공정자산 총액 기준 9위였던 HD현대가 신규 선박 수주에 따른 계약 자산 증가의 영향으로 공정자산 총액 규모가 84조7920억 원으로 늘며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해 8위에 올랐다. 9위 GS(80조8240억 원)와의 공정자산 총액 차이는 약 4조 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연도별 수주 물량은 지난 2021년 223억5000만달러, 2022년 240억5000만달러, 2023년 225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해마다 목표 수주액을 넘겼다.

HD현대는 지난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며 수익성을 확보한 결과다. 

한편 정 부회장은 앞으로 메탄올 추진선, 수소 운반선 등 차세대 선박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개발해 기술 우위를 확고히 하고 신선종 기술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건설장비 및 에너지 솔루션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친환경 인프라 기술 개발과 선박 및 조선소 구축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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