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봄’ 맞은 삼성전자, 올해 엔비디아 품에 안길까

엔비디아 재고 확보…삼성전자, 400명 규모 전담 인력 꾸려
2분기 HBM3E 12단 제품 양산…HBM 시장 ‘분수령’
대대적 투자 통해 반도체 세계 1위 자리 탈환 목표
신종모 기자 2024-05-14 10:36:48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 중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명운을 걸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 4세대인 HBM3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이에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캐파) 확대와 초격차 기술력으로 5세대인 HBM3E 등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해 주도권 탈환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가 재고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3분기 엔비디아에 HBM3E 제품 납품을 목표로 10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조직했으며 300명의 HBM4 개발팀도 꾸렸다. 이를 통해 HBM 시장에서 종합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로 주도권도 확보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이어 2분기에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규모를 비트(bit)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해서 늘려가는 중이다.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성장하는 생성형 AI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 캐파 확대와 함께 공급을 지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방침이다.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HBM 개발·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서부터 D램 셀 개발, 로직 설계, 패키징·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최적화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것”이라며 “차세대 HBM 초격차를 위해 '종합 반도체' 역량을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예상되는 총 HBM 매출은 100억달러(약 13조7600억 원)가 넘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스템LSI, 어드밴스드 패키징(AVP)의 차별화된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총 집결해 경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AI 초기 시장 경쟁서 SK하이닉스에 패배 인정…2라운드 사활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으며 HBM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6일 구성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경계현 사장은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면서 “지난해부터 새로운 기회가 시작되고 있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올해 반드시 턴어라운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기흥 연구개발(R&D)단지 20조 원 투자 등을 통해 도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울 계획이다.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해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R&D 투자를 통해 얻어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 및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경 사장은 “올해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고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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