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 인수‧합병(M&A) 시장의 플레이어가 대부분 사모펀드(PEF)에 치우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보험, ABL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6곳이다. 이들 보험사 인수에 나선 이들 중에는 사모펀드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MG손보의 3차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매수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두 곳으로 전해졌다. 본입찰은 MG손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이후 이르면 6월 중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JC플라워는 지난해 ABL생명, KDB생명 입찰전에도 참여했을 정도로 보험사 인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 계열사 ABL생명이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JC플라워를 비롯해 노틱인베스트먼트, 파운틴헤드PE 등 사모펀드 운용사가 등판했다.
KDB생명 인수전에는 캑터스PE와 파운틴헤드PE, WWG자산운용 등이 참여했고, 하나금융그룹과도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올해 초에는 국내 대형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단독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하려다 결렬됐다.
롯데손해보험 공개매각 예비입찰에는 우리금융지주와 블랙록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 글로벌 사모펀드 3곳이 참전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투논파트너스가 BNK금융지주를 전략적투자자(SI)로 삼고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도전했지만, 이달 초 사실상 인수 의사를 철회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M&A에 이처럼 사모펀드만 뛰어들면서 업계에선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모펀드가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장기적으로 보험사 운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적된 적자 청산을 위한 고강도의 구조조정, 저수익 사업의 강제 철수, 보상정책 등의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공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버스회사의 운영 실태, 사모펀드 소유의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이 사례로 언급되며 “사모펀드가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전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저렴한 가격에 금융회사를 인수해 몸값을 키워 재매각해 수익을 거두는 게 일반적”이라며 “직원들은 고용불안과 영업이익 등 실적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고, 보험계약자들도 일관적이지 못한 경영방침에 따른 보상정책으로 피해볼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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