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금융] 홍콩 ELS 논란, 은행들 자율배상안 전원 수용…금융권 ‘4월 위기설’ 재부상

신수정 기자 2024-03-29 18:21:26
본보는 이달 발생한 ▲홍콩 ELS 판매 시중은행 6곳의 자율배상안 전원 수 ▲증권업계 파두사태 논란 및 증권사 2곳 금감원 압수수색 ▲증권‧보험‧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부실채권 위기 등 한 달간 금융업계 이슈를 종합해 정리했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 ‘홍콩 ELS 판매’ 시중은행 6곳, 자율배상 수용 결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은행 등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판매한 시중은행 6곳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며 자율배상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22일 우리은행의 결의를 시작으로, 27일 하나은행, 28일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이 분쟁조정안에 따른 자율배상(사적화해)을 결정했다. 이들 은행은 향후 자율배상 또는 분쟁조정 기구를 설립해 배상비율을 정하고 조속한 피해배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근거로 평균 40% 안팎의 배상비율을 가이드라인 삼아 자율배상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들은 원금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사적화해 결렬 및 소송이 진행 가능성도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판매사에 ▲20~40% 수준의 기본배상비율 ▲내부통제 부실책임 정도에 따라 3~10%p(포인트) 가중을 적용하고 투자자에 최대 45%p 가산·차감하도록 한 배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실제 배상비율은 20~60% 범위에 집중 분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6개 은행의 홍콩 ELS 판매잔액은 5조89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8조1200억원 ▲신한은행 2조3600억원 ▲하나은행 2조700억원 ▲NH농협은행 2조600억원 ▲SC제일은행 1조2400억원 ▲우리은행 400억원이다. 

이에 따른 실제 배상액은 전체 판매잔액의 33%가량인 1조9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가 29일 발표한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 대규모 손실의 은행권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ELS 배상과 관련 시장 예상 배상비율은 40%를 적용하는 것을 가정하면 주요 6개 은행은 1조9500억원을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9900억원 ▲신한은행 2870억원 ▲하나은행 2570억원 ▲NH농협은행 2590억원 ▲SC제일은행 1500억원 ▲우리은행 70억원이다. 


NH투자증권 사옥(왼쪽)과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각 사 


◆ IPO시장 ‘파두사태’ 논란 NH투자‧한국투자證, 금감원 압수수색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뻥튀기 상장’ 논란을 빚은 파두의 상장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 및 공모가 산정을 진행한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과 달리, 참고인 조사 성격으로 수사가 진행됐다.

파두는 지난해 8월 상장한 이후 실적이 급감해 ‘사기 상장’ 논란이 일었다. 파두는 증권신고서에서 지난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1202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작업에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4~6월), 파두의 실제 매출액은 5900만원에 그쳤다. 

시가총액 1조원에 달하는 파두는 상장을 마친 3분기(7~9월)에도 매출 3억2100만원, 영업손실 14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주가가 급락했으며, IPO에 성공했음에도 ‘매출 공백’을 기록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파두가 의도적으로 실적 악화를 감췄는지 여부와 상장을 주관한 두 증권사의 특례성 상장 여부를 중점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9일 NH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해 파두 상장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22일과 28일 한국거래소 직원들과 한국투자증권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한편, 파두의 주주들은 지난 14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2005년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이 시행된 이후 IPO와 관련해 제기되는 최초의 소송 사례로 알려졌다.

증권관련집단소송은 증권의 매매 등 과정에서 다수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대표당사자가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판결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도 효력이 미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 증권‧보험‧카드‧저축銀 부실채권 ‘골머리’…‘4월 위기설’ 재부상 

국내 증권‧보험‧카드‧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부실채권(NPL)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털어낸 부실채권이 이들에게 몰리면서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금융권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4·10 총선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가 발생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또다시 부상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NPL이 전년(18조원)보다 23.8%(2조4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상호금융·저축은행·여전사 등 2금융권 NPL은 73.4%(13조2000억원) 급등했다. 

또 NPL 매‧상각 규모는 은행이 전년보다 93.6% 늘어난 9조1000억원, 같은 기간 제2금융권은 74.4% 증가한 1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있지만, 건전성에서 1금융권에 밀리는 2금융권에 연체율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늘었다. 지난해말 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3.44%p(포인트) 오른 7.09%, 상호금융은 1.8%p 오른 3.97%, 여전사는 0.4%p 오른 1.64%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권별 연체율은 ▲증권사 13.73% ▲저축은행 6.94% ▲여신전문 4.65% ▲상호금융 3.12% ▲보험사 1.02% 등이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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