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판매 증권사들, 2조원대 규모 회사채 집중 발행 왜
2024-02-15
본보는 12일부터 16일까지 발생한 금융당국의 홍콩 ELS 판매 금융회사 현장점검 착수, 일본‧대만 증시의 최고치 경신 등 한 주간의 금융업계 이슈를 종합해 정리했다. <편집자주>
◆금감원, 홍콩 ELS 판매 금융사 2차 현장점검 착수
금융감독원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증권(ELS) 주요 판매 금융회사 11곳을 대상으로 2차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분쟁 조정 시 배상 기준이 될 수 있는 책임 분담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8일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 등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1차 현장점검이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진 재점검이다. 이번 2차 현장점검에서 키움증권은 제외됐다.
앞서 금감원은 1차 현장점검에서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했다. 고령층의 노후 보장용 자금, 암 보험금 등 가까운 시일 내 수령이 예측되는 돈을 원금손실 위험이 큰데도 불구하고 원금이 보장될 것처럼 투자를 권유하거나, 증권사 창구에서 설명 녹취 의무를 피하고자 휴대전화로 가입을 유도하는 등이다. 일부 은행은 금융위기 직후인 과거 10년 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상품을 안내하는 등 ‘20년 기준’ 원칙을 어긴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5일 기준 금융권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은 ▲은행 15조9000억원 ▲증권사 3조4000억원 등 총 19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30.5%는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중 올해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만기가 도래한 금액은 9860억원이며, 이중 4562억원이 상환됐고 5298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의 고점을 기록한 홍콩H지수가 현재 절반가량 떨어진 5300~5400선에 그쳐 상반기 손실액만 4조원, 연말까지 총 손실액 7조원에 달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토스뱅크 ‘개국공신’ 홍민택 대표, 토스 IPO 앞두고 사임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모회사 토스(Toss)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난 15일 사의를 표명했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의 준비법인부터 인가·출범까지 지휘하고 첫 은행장으로 추대돼 흑자 전환을 이끌어 ‘개국공신’으로 평가받는 인물로, 호재에도 사임 의사를 밝히자 그 배경에 대한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홍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로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3월28일자로 사임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은 이날 오전 임직원들과 미팅 자리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 준비법인부터 흑자 전환, 1000만 고객과 함께한 은행으로 거듭나기까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며 “새로운 전기를 맞은 은행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홍 대표가 토스의 상장을 앞두고 사임하는 것에 대해 “밥상을 다 차려놓고 왜 떠나는가”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 IPO 등은 사임과 전혀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토스뱅크 관계자는 “(홍 대표가) 토스뱅크에 온 것은 3년이지만, 토스 입사는 벌써 7년차에 접어들었다”며 “본인이 필요했던 시기를 지나 사업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렸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홍 대표 후임이 될 신임 대표는 오는 3월말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토스뱅크는 홍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즉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을 추진하는 등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日증시 1989년말 '버블고점' 근접, 臺증시도 사상 최고치
설 연휴 일본 도쿄증시가 ‘거품(버블) 경제’ 시절인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표적인 일본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9일과 13일 장중 한때 3만7000선, 3만7800선을 넘어서다 15일 3만8157.94으로 3만8100선을 돌파하며 장마감했다.
닛케이지수가 종가 기준 3만8000대에 올라선 것은 1990년 1월11일 이후 약 34년 1개월 만이다. 게다가 장중 한때 3만8188까지 상승,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말 역대 최고치인 3만8915까지 750p(포인트) 정도를 남겨두고 있어 역대 최고치 경신 기대감까지 흘러나온다. 구라모치 노부히코(倉持靖彦) 미즈호증권 마켓 전략가는 “최근 약 1개월간의 주가 상승은 기업 실적이 뒷받침하며 상승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사상 최고치 경신도 임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 증시 또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 같은 성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도쿄해상홀딩스, SOMPO홀딩스, MS&AD홀딩스 등 손해보험 대기업 3사의 주가는 다음날 각각 5.87%, 6.36%, 13.75% 올랐다. 같은 날 결산 실적을 발표한 라쿠텐그룹은 적자 폭이 대폭 개선되자 장중 한때 16%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같은 시기 대만 증시도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시아 ‘대장주’로 꼽히는 TSMC 등 반도체 기업이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본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1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3.03% 급등한 1만8644.57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최고점을 기록한 지 약 2년 만의 성적이다.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자취안지수에서 3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TSMC 등 반도체주였다. 특히 TSMC는 전 거래일보다 7.9% 올랐으며, 장중엔 10% 가까이 오르는 등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AI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반도체 수요 급증 수혜주로 주목받은 것과 맞물려 이날 애플로부터 첨단 패키징 제품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대만 증시 시가총액 2위 기업인 반도체 팹리스 기업 미디어텍도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3.7% 상승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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