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치열하다"…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전 윤곽 잡히나

오는 28일 예비 입찰 마무리 될 예정…대한항공,"10월까지 매각 결말 짓는다"
화물사업, 인수가격 5000~7000억원과 1조원 부채…인수 후보자들에 가격적 부담
노후화된 기단 연령도 인수 후 교체 해야할 부담으로 작용
박재훈 기자 2024-02-27 10:02:02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조건부승인을 내린 가운데, EU경쟁당국이 승인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인수자 물색이 한창이다. 

최근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은 화물사업부의 인수를 위한 밑작업에 들어갔으며, 점차 후보군이 추려지는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다만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항공사들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규모와 부채를 감안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월13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의 예비 입찰은 오는 28일을 기점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화물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예비 후보들은 인수의향서(LOI)를 늦어도 28일까지 매각을 주관하는 스위스 금융기업 UBS에 제출할 예정이다. UBS는 지난 20일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과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배포한 상태다.

인수를 원하는 후보들은 ▲자금 조달 계획서 ▲사업계획서가 포함된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UBS와 NDA를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합병 승인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만큼 올해 10월까지 매각을 성공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유력한 후보 중 한 곳으로 거론되던 티웨이항공은 주요 유럽 노선 4곳의 운수권을 이관받게 되며 후보리스트에서 빠지게 됐다. 이외에 유력한 후보들로 거론되는 LCC는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 등 4곳이다.

인천국제공항에 제주항공 화물1호기와 화물2호기가 동시에 주기되어 있다. /사진=제주항공


각 항공사들은 ▲애경그룹 (제주항공) ▲VIG파트너스 (이스타항공) ▲JC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 ▲소시어스 (에어인천) 등의 최대주주들과 함께 자금을 동원하거나, 전략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고려중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인수 금액 추정치는 5000~7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화물사업부의 실제 인수가격은 예상보다 더 낮은 금액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실상 인수가격의 하한선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10월까지의 시간이 촉박해질 수록 가격은 인수를 희망하는 LCC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화물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모그룹인 애경의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제주항공이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지만, 정작 제주항공측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다른 항공사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가격적인 부담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부채가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수 책정가 외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채는 약 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인수비용, 부채와 더불어 인수 후보들에게 부담되는 요소 중 하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단의 노후화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들은 기재연령이 높은 편에 속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로 운용하고 있는 보잉747-400은 모두 90년대 들여온 기재들로, 이 중 HL7413기는 91년도에 도입된 항공기로 새로운 기재로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인수전에서 승리하더라도 기단 교체라는 비용 부담이 추가적으로 존재한다 것을 뜻해 인수 후보들의 추가적인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LCC들은 화물사업 잠재력에 대한 평가를 높게 책정해 인수에 대해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코로나19사태 당시 높은 실적으로 수익성 방어에 성공하기도 했다. 비록 코로나19 시기라고는 하나 당시 화물사업부가 보유한 잠재력이 높기 떄문에 사업규모를 키우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합치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가격적인 부담으로 인해 국내 LCC들의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는 상황 중 외국항공사(이하, 외항사)가 참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LCC업계관계자는 "외항사가 직접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일 인수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AOC(안전운항증명)을 획득해야하는데, 외항사가 들일 수고와 동시에 시간상으로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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