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급물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인수자 물색과 경쟁력 약화 우려 잠재워야
2023-11-02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분수령이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이 이사회의 재가를 받으면서 분수령을 넘었다. 두 항공사의 합병을 위해서는 매각하게 될 화물 사업의 인수자 물색이 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여러 가능성이 오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매각가치 ▲아시아나항공의 벨리카고(Belly Cargo) 양을 소화할 수 있는 기재 문제 ▲타 국적 항공기와의 노선 공유 등의 문제 등으로 인수자 물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이 제시한 시정조치안을 위해 화물사업 매각을 가결했다. 논란이 많은 문제였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고비를 넘겼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연내로 화물 사업을 인수할 '새 주인'으로 부각되는 LCC(저비용 항공사)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의 매각 가치다. 인수의향서를 냈다고 추론되는 항공사들은 현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당장 화물 사업의 매각금으로 추정되는 규모는 5000~7000억원이다. 이에 대해 재무상태를 고려했을때 인수의지가 있는 LCC들이 자체 운영 자금으로 인수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다만, 매각가치의 하한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매각가치는 인수의향이 있는 항공사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승인을 위해 시간이 촉박해질수록 매각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인수의향을 보이지 않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매각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인수전에 재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둘째로 화물사업이 매각될 경우 오래된 화물기들의 높은 기재연령으로 인해 새로운 기재를 도입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고 있는 보잉747-400의 경우 모두 90년대에 들여온 기재이며 HL7413의 경우 91년 도입된 항공기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9월부로 새로운 기재를 도입할 것을 예고했지만 인수 이후에는 상황이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더불어 화물 사업에 있어 매각하는 부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벨리카고'에 대한 매각도 포함되는지 거론된다. 벨리카고는 항공 화물 가운데 여객기 하부 공간에 탑재하는 화물을 뜻한다. 벨리카고에 대한 전체 항공 화물 시장의 비중은 50% 수준으로 지난 코로나19 당시 운임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EU경쟁당국은 벨리카고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벨리카고는 운수권과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유럽노선을 받는 국내 항공사가 얻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화물사업을 매각하면서 동시에 벨리카고도 함께 매각이 돼야한다. 만일 이를 따로 매각하는 것은 화물사업을 반만 인수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만일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항공사가 화물 사업을 인수하고 동시에 벨리카고에 대한 문제도 해결하게 된다고 해도 걸림돌은 남아있다.
화물기의 특성상 왕복으로 오가며 화물을 싣고 와야하는데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타 국적 항공사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만일 국내 LCC가 인수해도 장거리 노선 운용에 있어 항공동맹에 가입돼 있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또한 인수 후에 경쟁상대가 되는 대한항공과도 경쟁력이 많이 뒤떨어지게 되는 부분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수권과 연관되는 문제는 운항을 하게 될 경우 벨리카고에 대한 문제는 자연스레 우려가 없어지게 된다"며 "슬롯을 받게 되면 인수하는 항공사는 충분히 운영이 될 것으로 보지만 대한항공같은 몸집이 큰 항공사와 경쟁하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인수의향을 보일 항공사는 규모면이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추려지는 상황이지만 가장 중요한 매각 가격이 어떻게 산정될지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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