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승리한 클린스만호…아시안컵 8강 진출

후반 조규성 극적 동점골로 1-1…조현우 승부차기 선방쇼
준결승 진출 상대는 호주…내달 3일 0시30분 경기 예정
신수정 기자 2024-01-31 09:55:18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 대표팀은 과거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 8회 연속으로 아시안컵 8강 진출을 이뤄냈다. 

31일(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사우디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울산)의 선방 쇼로 4-2로 승리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별리그에서 졸전 끝에 1승 2무를 거둬 조 2위의 성적으로 16강에 올라 여론의 질타를 받던 클린스만호는 강팀을 상대로 모처럼 극적인 승부를 펼쳐 보여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스리백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왼쪽부터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으로 이어지는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최후방 라인을 구성했고, 설영우(울산)가 왼쪽, 김태환(전북)이 오른쪽 수비를 맡았다. 중원은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이 책임졌고,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왼쪽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오른쪽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스리톱을 구성했다. 

사우디도 조별리그에서 해온 대로 스리백을 가동한 가운데, 양팀 모두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며 중원에서 공방을 펼쳤다.

양팀을 통틀어 첫 슈팅이 전반 13분에야 나왔을 정도로 다소 지루하게 흘러가던 경기는 전반 중후반부터 손흥민(토트넘)이 뒷공간 침투로 위협적인 장면을 몇 차례 만들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김태환이 길게 넘겨주자 손흥민이 수비 하나를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는데, 이게 몸을 날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사우디는 전반 41분부터 알샤흐리, 알리 리자미, 살림 알다우사리의 헤더 시도로 반격에 나서다 후반 시작 37초 만에 허를 찌르는 선제골을 넣었다. 

사우디에 밀리는 양상이 지속하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9분 정우영을 불러들이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후반 19분 정승현, 정우영을 빼고 박용우(알아인),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했다. 정승현이 빠지면서 한국의 수비라인은 익숙한 포백으로 돌아갔다. 한국은 막판 사우디 진영을 몰아쳤으나 기대했던 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후반 40분 황희찬의 컷백에 이은 황인범의 논스톱 슈팅, 이어진 상황에서 손흥민이 날린 왼발 슈팅, 그리고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설영우의 헤더까지 모두 상대 수비에 막혔다. 

10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가운데 후반 54분, 조규성의 극적인 헤더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왼쪽에서 설영우가 넘겨준 헤더 패스를 조규성이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사우디 골문을 열어젖혔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최악의 골 결정력으로 무득점에 그치던 조규성의 대회 첫 골이었다.

1-1로 승부가 가려지지 않자 승부차기가 진행됐다. 이때 골기퍼 조현우가 사우디의 3번째 키커 사미 알나즈이, 4번째 키커 압두르라흐만 가리브의 슈팅을 잇달아 막아내 한국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한국의 다음 경기 상대는 28일 열린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물리치고 올라온 호주다. 호주와의 경기는 내달 3일 0시30분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이날 승리로 8회 연속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하게 됐다. 나아가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한국은 과거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거푸 우승했으나 이후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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