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 결산] 줄어든 명품소비 백화점업계 전략은?

홍선혜 기자 2023-12-29 11:27:49
올해는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백화점 명품 매출이 부진했다. 지난해 보복소비로 호황을 누렸던 백화점 명품 소비는 계속된 고물가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3.1%를 기록하면서 8월(-7.6%), 9월(-3.5%)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내 명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백화점 명품 매출이 이처럼 역신장을 보인 것은 소비처 다변화 등 다양한 요인 때문이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맞아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명풍 매출 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으로 발길을 돌려 소비가 분산되면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 

급격하게 치고 올라오는 이커머스로 인해 오프라인 시장이 유통업계 판도를 뒤집으면서 전통 명품 매장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시들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유통 공룡으로 떠오른 쿠팡의 경우 최근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6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일각에서는 백화점을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이 오갔다.

이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해 그동안 다소 클래식하고 보수적이었던 백화점 업계는 매장 분위기를 전환해 2030 고객층 방문을 유도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바꿔나가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각사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개점 후 2년 간 300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란 일정 기간 동안만 신제품 혹은 특정 제품을 판매하고 사라지는 일회성 매장으로 늘 새로운 것을 찾고 희소성에 눈독 들이는 MZ세대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년간 더현대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 수는 약 460만명에 달한다. MZ세대들의 관심에 힘입어 현대백화점은 지난 2일 기준 올해 누적매출(1월 1일~12월 2일) 1조41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백화점 업계 최단기간 연 매출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신세계백화점도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리뉴얼을 단행했다. 강남점의 경우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해 수년간 온라인에 집중됐던 영패션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와 엔데믹 이후 외국인 고객 공략에 성공하며 매출 3조원의 위업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수도권 점포에 주력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디저트 카페 노티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노티드 월드’를 오픈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런던 베이글 뮤지엄, 마르디 메크르디 등 이슈 브랜드 100여개를 새롭게 선보임과 동시에, 200개가 넘는 팝업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다.

지난 1년간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 광장에서 30여개의 팝업을 열었던 롯데백화점은 하루 평균 방문객 수 1만명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 5월 운영한 테니스 팝업 ‘더 코트’에는 20만명이 방문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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