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가격 5699만원인 이 차는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대의 구매도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테슬라의 특유의 인포테인먼트와 오토파일럿 등의 기능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확실한 차량이다. 가성비라는 말이 무색하게 상품성도 갖춘 테슬라 모델Y RWD를 서울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주행해봤다.
유선형에 생각보다 큰 덩치…예쁘다는 수식어는 글쎄?
우선 첫 대면에 들었던 생각은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크다'라는 인상이 강했다. 전체적으로 유려한 유선형으로 라인이 잡혀있지만 전면부와 후면부를 아우르는 유선형 디자인이 타 브랜드에서 출시하고 있는 스포티한 맛과는 다른 느낌을 줬다.
루프라인에서 후방까지 떨어지는 라인은 A필러가 그렇게 완만한 각도가 아님에도 천장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봉긋하게 솟아 천천히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때문에 19인치의 휠이 장착됐음에도 사진상으로는 작아보이는 효과를 준다. 또한 B필러도 A필러에 비해 길다는 인상도 따라온다.
후면부로 이동해 살펴봐도 매력적인 디자인이라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다. 하지만 트렁크를 오픈해 살펴보면 넓게 펼쳐진 실내공간에 살짝 입꼬리가 움직이게 된다. 장을 볼때 여유로울만한 넓이는 물론이거니와 골프백도 충분한 공간이 펼쳐진다. 2열 시트를 눕혀 들어가보면 성인남성이 누울수도 있는 공간이다.
아이폰이 자동차로 태어났다면 테슬라였을수도 있겠네
테슬라를 처음타는 사람이 실내를 살펴보면 자동차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수도 있겠다.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과 비교해 봐도 이처럼 심플한 실내는 없을 것이다. 주행에 앞서 사이드 미러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기 위해 문을 열자마자 당황스러움과 기대감이 함께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나?라는 의문으로 둘러봐도 천장부분에 비상등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어떤 버튼도 중앙 센터페시아에는 찾을 수가 없었다. 운전대, 15인치 화면, 컵홀더가 1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부였다. 심플하면서도 간소화된 모습이 가장 미래지향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중앙 15인치 화면을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생소한 운전석은 터치하는 재미가 생기더니 이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이 점에서는 아이폰과 테슬라가 닮은 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화면에서 아래에서 위로 스크롤하자 공조장치화면이 나왔다. 다른 전기차들이 간소화하는 경향에서 복잡한 터치를 통해 공조장치를 조작해야하는 부분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바람이 나온다는 애니메이션이 표현된 화면은 터치 몇번으로 바람방향, 온도 등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의 위치 조정도 스크린을 통해 조작해야한다. 간단한 조작 몇번으로 조정이 가능하지만 접근방식이 생소함에도 적응이 어렵지 않다는 점이 테슬라의 철학을 공유받을 수 있는 포인트다. 하지만 글로브박스마저도 스크린을 통해 열어야하는 점은 과하다는 생각이다.
15인치의 화면에 가로형으로 부착돼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넷플릭스 내지는 유튜브를 보기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일행을 기다리거나 충전도중 혹은 여행에서 OTT를 넓은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테슬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감상하거나 영상을 시청할때 제공되는 사운드는 일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기차 브랜드들이 인포테이션에 집중하는 등 편의사항에 힘을 쏟고 있는 추세에 이 정도의 사운드는 압도적인 강점으로 작용한다.
멀리가는 주행시 피로감 '뚝'오토파일럿과 아쉬운 내비게이션 시스템서울 서초에서 속초 중앙시장을 경유해 고성 송지호 해변까지 약 220km를 오토파일럿과 함께 주행해봤다. 도심에서 벗어나와 고속도로를 타기 전까지 차량이 많아 도로가 혼잡한 상황이 이어졌다. 주행시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복잡해 보이는 내비게이션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
무엇보다 고속도로는 물론 도심 주행시 불편함이 가장 크게 부각됐다. 주행하는 동안 과속카메라나 구간단속등의 정보가 기본 내비게이션에 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주행에서는 화면 하단부에 있는 무선충전 공간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티맵을 별도로 작동시켜 속도를 조절해 주행했다. 테슬라 사용자들이 차량에 큰 화면이 있음에도 별도로 휴대폰을 부착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서는 가장 먼저 정숙성이 체감됐다. 이중접합유리로 마감된 만큼 실내 정숙성이 뛰어났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뒷편의 기어조작 래버를 두번 아래로 내려 오토파일럿을 활성화하자 주행에 필요한 것은 전방주시와 중간중간 차선변경을 위한 방향지시등 조작 뿐이었다.오토파일럿은 앞차와의 간격을 잘 조정해 주행하다가도 정체가 되면 1차로로 차선을 옮겨 추월한 뒤 다시 2차선으로 돌아오게끔 추천해준다. 이때 운전자는 상황에 따라 방향지시등만 조작 후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있으면 자동으로 차선을 바꿔 주행을 이어간다. 이를 통해 긴 주행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은 반으로 줄었다.
약 250km의 주행후 목적지에 도착해 살펴본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148km정도였다. LFP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 주행거리 350km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주행시 주행가능거리는 35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주행에서 8.0km/kWh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인증 연비인 5.1km/kWh보다 높은 수준이다.
심플하고 빠르고…전기차 충전의 교과서 슈퍼차저충전을 위해 속초의 롯데리조트 지하 주차장에 위치한 슈퍼차저를 찾아 경험해봤다. 다른 전기차를 타보면서 DC충전 등을 사용해봤지만 슈퍼차저는 간결하고 편리했다. 마치 휴대폰 충전을 하는 듯 했다. 우선 단자를 가까이 충전구쪽으로 가져다대면 자동으로 충전구가 오픈된다.
이후 녹색불이 테슬라 마크에 들어오면서 충전이 시작된다. 기자가 사용한 슈퍼차저는 3.0버전으로 보다 빠른 충전이 가능했다.
중간중간 살펴보니 차량 문을 닫은 상태에서 외부에서도 남은 충전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스크린에 정보가 표시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차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앞사람의 차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의 불편함을 어느정도 해소해줄 수 있는 센스였다. 차량내에서 OTT와 유튜브를 시청하다보니 약 30분 후에 충전이 100% 완료됐다. 기다렸다는 표현을 쓰기도 어려울만큼 빠르고 편리했다.
어쩌면 개인의 편리성을 떠나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충전 인프라의 모범이 되는 충전모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테슬라 모델Y RWD는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시킬만큼 인포테이션과 충전 편리성, 오토파일럿 등의 기능들이 훌륭하다는 평을 내릴 수 있겠다. 무엇보다 5699만원의 가격에 보조금을 모두 적용할 시 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은 전기차로써의 표준이 되는 모델을 경험할 수 있다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강점으로 발휘되리라 생각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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