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발달지연아동 보험금 일회성 지급 → 계속 지급 '선회'
2023-10-27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발달재활사 국가자격화 법안 마련을 위해 국회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부터 발달지연아동 치료비 실손보험금 지급 관련 대립을 지속해온 현대해상과 보험계약자들 간 중재에 나섰던 강 의원이 제도 개선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강 의원실과 지난 10월26일 민간자격 발달재활사의 국가자격화 제도 개선 전까지 관련 실손보험금을 치료사 자격과 상관없이 우선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가 이를 지키지 않아 논란이 됐다.
당시 현대해상 약속을 끌어냈던 강 의원은 지난 11월29일 협의 자리를 다시 마련했지만, 현대해상은 ‘11월부터 6개월간 최초 보험금 청구에만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며 앞선 약속과 다른 지급안을 밀어붙였다. <관련기사 2023년 12월1일자 : [단독] 현대해상, 삼자대면서 보험금 지급거절 통보…발달지연아동 측 "대국민 사기극" 반발>
강훈식 의원실은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한국발달재활사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발달지연아동 권리보호 가족연대(이하 가족연대)와 공동으로 ‘발달재활사 국가자격 추진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 의원은 토론회 축사에서 “국회의원으로서 발달재활사의 국가자격화를 위한 법률개정을 지지하고, 이에 따른 법안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을 지난 국정감사 기간에 알게 됐다. 제도적으로 보완할 국회와 정부 역할도 있고, 동시에 보험회사라든지 각지에서 협조를 받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며 법제화 위해 국회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4월 총선까지 의원직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대한 우려에는 “제가 잘해서 (3선 의원으로) 돌아오겠다”며 “기우재처럼 마냥 법제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다시 한번 기회가 와서 국회의원이 된다면, 법안을 완전히 안착시키고 제도의 한 축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근매 한국발달재활사협회 음악재활분과 위원장(한세대학교 교수)은 “강 의원께서 지난번 현대해상 실비보험 제도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고, 저희 뜻에 함께 동참해 (법안 마련)약속까지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한국의 발달재활 서비스가 시작된지 17년 만에 국가자격을 이야기하고 있다. 굉장히 흐뭇하다”고 반겼다.
가족연대도 "너무 반가운 소식"이라며 법안 정착까지 치료 공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족연대는 "국가자격 법안이 정착되기까지 보험사가 강 의원과 좌담회에서 약속했던 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도록, 또 발달지연 아동이 실질적인 도움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금감원, 복지부, 보험협회, 심평원이 함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해상은 지난 5월18일부터 발달지연아동에 대한 치료비 등 실손보험금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 주도 아래 민간치료사의 치료행위를 비의료인의 무면허 치료행위로 간주해 보험금 지급 거절을 일괄 통보했다.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금 지급 거절 사태가 공론화되면서, 이성재 현대해상 대표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강 의원과 좌담회를 통해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료사에 대한 국가자격화 제도개선 시까지 우선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면서 국감 소환을 피했다.
그러나 증인 철회 이후 현대해상은 실손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서 계약자들에게 민간치료사의 개인정보인 자격증 정보(이름‧종목‧자격번호)를 요구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 가족연대와 갈등을 지속해왔다.
한 차례 양측의 중재에 나섰던 강 의원이 지난 11월29일 다시 한번 현대해상과 가족연대, 의원실까지 모인 삼자대면 자리를 마련해 보험금 지급 논의에 진척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현대해상이 완강한 태도를 보이며 양측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현대해상은 삼자대면에서 ‘지난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의 기간 중 민간자격자 치료를 받고 최초로 청구한 고객을 한정해 6개월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금 지급방안’을 제시했다. 강 의원실에서 추가 계획 논의 여지는 없느냐고 물었으나 현대해상은 “추가 협의할 문제로 생각하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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