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발달지연아동 보험금 일회성 지급 → 계속 지급 '선회'

현대해상이 ‘민간치료사에 의한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금’에 대한 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우선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최초에 청구한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제한을 뒀다가 일회성 지급 논란이 일자, 추가 청구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훈식 의원실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성재 현대해상 대표와 좌담회를 진행했으며,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료사에 대한 국가자격화 제도개선 시까지 관련 보험금 청구 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급한다는 현대해상 측의 약속을 이끌어냈다고 27일 밝혔다. 

이성재 대표를 정무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던 강 의원은 이 같은 보험금 지급 결정에 대한 합의 직후,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그런데 현대해상은 이 대표 증인 채택 철회가 되자, 합의 내용과 다른 보험금 지급 입장을 밝혔다. 제도개선 안착 시까지 모든 민간치료사에 의한 발달지연아동 치료비를 지급하겠다는 것이 아닌, 지난 5월 보험금 부지급 통보 이후 최초 청구 건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현대해상 측은 “의원실 보도자료대로 민간자격자가 치료한 최초 청구에 대해선 보험금을 우선 지급하며, 고객분들게 정상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치료사가 있는 병원으로 전원 안내드릴 예정”이라면서도 “이후 추가 청구 건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치료가 이뤄졌는지 확인한 후 보험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강 의원실과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저희는 제도 안착 시까지 (모든 민간자격 발달지연 치료) 보험금을 계속 지급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으로부터 보험금 부지급을 통보받은 양육자 200여명이 모인 '발달지연아동 권리보호 가족연대' 측에선 "일회성 면피용 보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현대해상은 수시간 만에 입장을 바꿨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민간치료사에 대한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금을 우선 지급한 후에 치료 중단이 없도록 정상 의료기관과 전문자격 치료사가 있는 병원으로 전환할 때까지 이를 계속 안내하고 보험금 청구 건에 대해 지급하기로 추가 협의됐다”며 “이와 관련한 상세 방안은 추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초 청구뿐 아니라 추가적 청구에 대한 보험금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발달지연아동 권리보호 가족연대의 반발은 지속되는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치료기관 이동은 장기적으로 반복적인 치료를 동반하는 발달치료의 질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연대 관계자는 “대학병원 치료는 최소 대기만 2년 이상이며, 일반의원 운영센터조차 평균 대기가 6개월 이상 소요된다”며 “치료사와의 라포 형성이 매우 중요한데, 병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를 놓치면 사실상 치료 포기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