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 입만 댄 김호중...경찰, '뺑소니·운전자 바꿔치기' 김호중 압수수색

경찰, 김호중 측 조직적 사고 은폐 가능성 수사
김호중 소속사 "음주운전 절대 하지 않았다"
김효정 기자 2024-05-17 09:43:20
서울 강남에서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하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음주운전 의혹을 다시 한번 부인했다. 

지난 16일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렀을 뿐,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이광득 대표 등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달게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호중 소속사 측은 경찰 수사와 여론 압박이 커지자 '김호중이 유흥주점에서 술잔에 입을 댄 것은 사실이지만 술은 안마셨다'고 고쳐 말했고, 김씨가 대리운전을 불러서 타고 간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저녁, 김씨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후 6시 35분 경부터 서울 강남구에 있는 김씨의 집 등을 압수수색하고,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의 집과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뺑소니 사고 이후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씨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지난 14일 김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특히 경찰은 사고 후 상당한 시간(약 17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이 이뤄진 만큼 김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현행법상 김씨에 대한 음주측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음주운전 정황이 충분하다고 해도 '증거 불충분'으로 죄를 묻기가 힘들다. 또 김씨 소속사 대표와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지인들의 증언 및 CCTV, 음주 여부가 드러날 수 있는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등의 자료를 확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경찰은 김씨가 '뺑소니' 사고를 내고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매니저의 허위 자백을 비롯한 '운전자 바꿔치기'와 관련해 김씨와 소속사 간 긴밀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에 집중해 수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사고 3시간여 뒤 김씨의 매니저인 30대 남성이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으며 김씨는 사고 직후 귀가하는 대신 경기도의 한 호텔로 피신했다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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