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만 인정·음주운전은 증거 부족?...유흥주점 간 김호중, 이번엔 '어떻게 막을까?'

심야에 서울 강남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한 가수 김호중(33)씨가 사고 발생 전 유흥주점에 간 사실이 들통났다. 또한 사고를 낸 직후에는 김씨가 직접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신 출석하라'고 요청한 사실까지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6일 김호중의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가 '김호중이 술집에는 갔지만 술은 안 마셨고, 운전자 바꿔치기 또한 자신이 지시했다'면서 전부 자신이 지시한 일이라며 발뺌하고 나섰다. 

이날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며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다. 뺑소니를 한 것인데, 그 다음부터 논란이 커지는 일들을 벌어졌다. 김호중의 매니저인 30대 남성은 사고 3시간여 뒤 김씨가 사고 당시 입었던 옷으로 갈아 입고 경찰에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그러나 차량 소유자가 김호중임을 의심한 경찰이 추궁하자, 매니저는 결국 사실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김호중은 사고 17시간이나 지난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야 경찰에 출석했다. 음주 측정을 해도 수치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다. 

해당 차량의 블랙박스에서는 메모리 카드까지 없어져서, 증거 인멸 의혹까지 발생했다.

하루 전인 15일 경찰은, 사건 당일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바꿔치기뿐만 아니라 김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정황까지 드러난 것이다.

특히 김호중은 사고 직전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됐다. 통상 이러한 사건(음주운전 의심이 되지만, 측정을 회피한 후 뒤늦게 측정한 경우)은 운전자가 술집을 갔는지와 함께 그 자리에서 술을 마셨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정황 증거가 확인된다. 술집에 들른 경우 정황 증거는 충분하게 입증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김호중은 경찰 조사에서 '유흥주점은 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또 매니저가 자신의 옷을 입고 자수한 것과 관련해선 자신과 상의하지 않아 몰랐다는 입장이었기에 거짓말이 들통났다. 이와 관련해 향후 거짓 진술 논란이 파장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소속사 대표의 '뒤집어 쓰기' 전략...통할까?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소속사 대표까지 나섰다. 김호중의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김호중의 매니저 A씨에게 자수를 지시한 것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씨의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또 다른 매니저 개인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실수로 운전사고만 냈고, 이후 벌어진 모든 수상쩍은 일들은 전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들이 벌인 것이라는 '뒤집어 쓰기'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매니저 한 명이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며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구한 까닭에 관해서는 "사고 이후 김씨가 심각한 공황장애가 와 김호중이 사고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다. 현재 사건의 관련자 모두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소속사는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중에도 예정된 공연 강행

한편, 김호중은 뺑소니 등의 혐의로 수사 중에도 예정돼 있던 공연을 강행하겠다고 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호중 소속사는 15일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김천, 월드유니언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은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려고 한다"며, "당사는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어떠한 경우에도 아티스트를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