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촌동생에 그룹 구원투수 맡기나
2023-12-07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생존과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을 새롭게 구성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세미나’에서 서든 데스(Sudden Death)를 언급하며 세대교체를 암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경영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7일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의결하고 각 관계사 이사회에서 결정한 대표이사 등 임원 인사 내용을 공유 및 협의했다.
지난해 인사에서 유임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의 부회장단 4인이 모두 교체됐다.
지난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과 장동현 부회장, 김준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 등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기게 됐다.
조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주요 관계사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제고, 글로벌 투자 전략 등을 자문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SK㈜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으며 성공적 기업공개(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영역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륜과 경험을 살려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지속해서 기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인공지능(AI) 얼라이언스(Alliance)를 이끌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서열 2인자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올랐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 바이오 사업 등을 이끌었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예정이다. 동시에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도 병행한다.
이번 임원인사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사업개발본부장을 승진했다.
최윤정 신임 본부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이어 동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으로 일했다. 이후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 선임매니저로 입사했다.
2019년 휴직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를 밟고 2021년 7월 회사에 다시 복직했다. 지난 1월에는 SK바이오팜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CEO의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SK㈜, 이노베이션, 에너지, 엔무브, 온, 실트론, 머티리얼즈 등 7개사 CEO가 대거 교체됐다. 이 가운데 신규 선임 CEO 3명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 ELP(Executive Leader Program)을 모두 수료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수 관계사가 조직을 효율화하고 임원 규모를 축소했다.
신규 선임 임원은 7일 기준 총 82명으로 2023년 145명, 2022년 165명, 2021년 107명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전체 신규 선임 임원 수는 그룹 경영전략인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강화를 위해 각 사별로 인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선임 평균 연령은 만 48.5세로 2023년 만 49.0세 대비 0.5세 젊어졌다.
최연소 임원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1989년생이다.
여성임원 선임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8명의 여성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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