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2년새 차입금 규모 165조원↑…이자 부담 가중

CEO스코어, 3분기 차입금 규모·의존도 조사
SK쉴더스, 62.9%p 줄어 하락폭 가장 커
신종모 기자 2023-12-06 11:12:40
국내 500대 기업들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차입금 규모가 2년새 16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변동폭을 감안하면 국내 대기업 이자 비용만 같은 기간 27조4549억원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지정 500대기업 중 2021년~2023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72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953조3001억원, 차입금의존도는 27.7%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분기 대비 차입금 규모는 165조2161억원(21.0%↑) 증가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0.7%포인트(P) 늘었다.

차입금은 기업들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부채를 말한다. 차입금 의존도는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이다. 흔히 시장에서는 30% 이상인 경우 재무 위험이 커지며 40% 수준이면 재무 위험 수준으로 보고 있다.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DN오토모티브 차입금 의존도가 2년새 27.5%p의 늘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SK쉴더스는 62.9%p 줄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공기업의 차입금의존도가 올해 3분기 기준 51.1%로 가장 높았으며 지주 업종의 차입금의존도가 6.0%로 가장 낮았다.

지난 2년간 조사 대상 272개 기업 중 179개(65.8%) 기업의 차입금 규모가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가 2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기업도 29개나 됐다.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은 138조492억원으로 지난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57억8686억원(72.2%) 증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18조7202억원↑, 118.0%), 한국가스공사(16조3722억원↑, 66.2%), 현대자동차(14조5407억원↑, 13.4%), LG화학(7조8888억원↑, 56.3%) 순이다. 

차입금 규모를 가장 크게 줄인 곳으로는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은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9조195억원(47.3%) 감소한 10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연 이자율 4.6%로 20조원을 빌렸으나 차입금 규모는 오히려 2년 전보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차입금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총 7조4416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자료=CEO스코어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3분기 기준 효성화학이 78.6%(2조5522억원)로 가장 높았다. 
효성화학을 포함해 한국가스공사(72.8%), 도이치모터스(65.6%), 롯데렌탈(62.7%), 롯데글로벌로지스(62.4%), 이마트에브리데이(61.4%) 등 27개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50% 이상이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0.3%), 한전KPS(0.5%), LX세미콘(0.8%), 롯데정밀화학(1.0%), 에스원·농심(1.9%), 대덕전자(2.0%) 등 40개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10% 이하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DN오토모티브의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DN오토모티브의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3분기 대비 27.5%p 증가한 53.7%을 기록했다. 지난해 DN솔루션즈 인수로 인해 차입금 규모 증가하며 의존도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신세계건설의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2년 전과 비교해 27.2%p 상승한 33.2%(3785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들어 단기차입금이 증가한 데다 회사채도 발행하며 차입금 규모가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SK쉴더스는 차입금의존도가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SK쉴더스의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2.6%으로 2021년 3분기 대비 62.9%p 감소했다.

SK쉴더스는 올해 7월 경영권 매각을 통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2조원의 자금 중 1조8000억원을 부채상환에 활용한 바 있다.

SK쉴더스에 이어 HMM의 차입금의존도가 2년 새 28.2%p 감소한 11.5%을 기록했다. HMM은 올해 리스부채 상환으로 인해 차입금의존도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의 차입금의존도가 올해 3분기 기준 51.1%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21년 3분기 대비 11.1%p 상승한 수치다.

반면 지주 업종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3분기 기준 6.0%로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8.6%p 하락하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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