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 1년…‘뉴삼성’ 초석 다졌다

현장 스킨십 경영·우수 인재 영입·천문학적 투자 등 초격차 기술 승부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위해 300조원 이상 투자 약속
취임 1주년 기념일에도 법원행…‘사법 리스크’ 해결 급선무
신종모 기자 2023-10-27 10:42:0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국내 협력사, 계열사, 해외 법인 등을 차례로 돌며 현장 스킨십 경영에 매진했다. 또한 이 회장은 초격차 기술을 이끌 성장 잠재력 가진 역량의 인재 영입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뉴삼성’ 구축 의지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대통령의 특별사절(특사) 자격으로 국내외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부회장 승진 이후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로써 ‘이재용 뉴삼성’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현장 경영에 힘썼으며 동시에 초격차 기술 실현을 위해 우수 인재 발굴에 전력을 다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이건희 선대회장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반도체, 로봇,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에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삼성은 반도체 부문에 선제적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로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기 위해 300조원 이상을 쏟아붓기로 했다. 

이는 삼성이 IT 미래 기술의 근간이 반도체라고 보고 기술의 초격차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중장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을 고도화하기 위해 차세대 GAA(Gate All Around) 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 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은 지난해 5월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미래 먹거리에 집중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삼성은 기흥 캠퍼스에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조성해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오는 30년까지 약 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또한 연구, 생산,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로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고도의 인프라를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0년째 지속된 명절 현장경영

특히 이 회장은 중동을 미래 먹거리 보고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지난 추석연휴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명절 현장 경영’에 나섰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는 등 10년째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스마트시티 ‘네옴’은 사우디의 대규모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구축 중인 미래형 신도시다. 삼성물산은 '네옴'의 핵심 교통·물류 수단인 지하 철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장은 네옴 건설 현장에서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며 “지금은 비록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멕시코, 파나마 등 중남미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일본, 미국,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돌며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이 회장은 취임 이전부터 부산엑스포 특별사절단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그동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과 회동해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의견을 나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글로벌 현장 경영과 동시에 미래 핵심 산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반도체 사업의 도약을 위해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취임 1주년 기념식을 따로 개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별도 메시지도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같은 날에도 재판에 출석한 바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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