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사우디 국빈방문 계기…한·사우디, ‘탈(脫)탄소 시대’ 협력 확대
2023-10-23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지난 22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그룹 총수들과 함께 최고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 오찬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오찬에서 ‘네옴시티’ 등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재계와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오찬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동석했다. 이번 총수 동석은 빈 살만 측에서 요구한 것이며 이번 오찬에서 ‘네옴시티’ 등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등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과 빈 살만 왕세자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17일 방한해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부회장 등 국내 총수와 차담회를 가지면서 초대형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비롯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차담회에서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난도 지난해에 이어 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연장선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정상 회담에는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배석하지 않았으나 오찬에는 3명 정도가 배석했다”며 “오찬 동안 수행하는 참석자들은 각기 담당 전문 분야별로 함께 모여 앉아 업무 협력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총수 중 정 회장이 가장 먼저 체결 소식을 알렸다. 현대차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차와 PIF는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짓는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하는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와 PIF는 합작공장 건설에 5억달러(약 6730억원)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에 대한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에너지 분야에서는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 등이 사우디 아람코와 함께 총 사업비 155억달러 규모의 블루암모니아 생산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수소 분야에서 3건의 협력 성과를 이뤘다. 원유 공동비축, 공동 입찰 참여 등 총 7건에 대한 계약 및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현대건설과 사우디 투자부 간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투자, 사막 지대에 수자원 공급을 위한 해수담수화 사업, 네옴시티, 에너지·플랜트 분야 등 총 8건의 성과가 이뤄졌다.
KG모빌리티 컨소시엄의 자동차 부품 공급망 구축 양해각서, 씨티알의 전기차 부품 현지 공장설립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오찬에서는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네옴시티와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구체화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총수들은 네옴시티 관련한 이후 진행 상황을 알고 싶어 오찬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으며 이후 체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도 네옴시티와 관련한 수주 소식이 없는 상태다.
한편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주도하는 것으로 서울의 44배 면적에 스마트 도시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네옴시티에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안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이 건설된다. 총사업비는 5000억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재계는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제2 중동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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