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2023-06-22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현직 농협중앙회 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위인설법(爲人設法, 특정인을 위해 법을 고침) 논란으로 좌초된 가운데, 해당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내가 연임을 원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 의원은 "내가 (이 회장을)직접 만났다"라며 "하도 딴 사람들 시켜서 연락 오길래 그러지 말고 직접 얘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 회장) 본인은 (연임을) 원한 게 아니었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의 말이 사실일 경우, 이 회장이 연임에 관련한 자신의 의사를 외부에 드러낸 최초의 발언이 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 회장이 공식적으로 연임을 원하는지, 그렇지 않는지에 대한 입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 발언의 사실 관계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식으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법안을 다 통과시키고 현 회장이 출마하지 않고 물러나겠다고 얘기해주는 것"이라며 "그러면 이 모든 논란과 의심은 다 사라지고 현 회장은 농협 개혁을 끌어낸 훌륭한 분으로 기록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회장이 그와 같은 태도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입법 로비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윤병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성희 회장은 농협법 셀프 연임 개정을 위해 국회의원, 국회 전문의원, 농식품부 등에 (농협중앙회)조직의 인력 및 비용을 들여 조직을 나락으로 몰고가면서 로비를 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제보문을 공개했다.
당시 제보문에는 "입법 로비를 위해 중앙회 기획실을 통해서 비자금을 조성하고, 특히 국회의원 등에게 농협 지역본부장을 시켜 로비자금을 전달하고 있다"면서 "때로는 회장 자신이 직접 국회의원을 비밀스럽게 만나서 비자금을 직접 전달하고 있고, 이러한 로비 대상의원 명단을 중앙회 기획실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일부 국회의원들은 연임 법원 통과를 대가로 특정 농협 직원에 대해 농협회장에게 인사청탁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들과 인사청탁 국회의원 리스트가 농협중앙회 인사총무부 인사비밀방에 수기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용들이 비밀스럽게 유지되고 있는 것 같으나 이미 농협 내부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알고 있으며 관련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까 봐 쉬쉬하고 있다"고 적시됐다.
이 같은 입법 로비 의혹은 이번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재차 언급됐다. 이와 함께 위인설법 등 지적에 부딪혀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은 계류됐다. 본보는 해당 입법로비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농협중앙회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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