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힘주는 엔비디아…삼성전자·SK하이닉스 훈풍 불까?

엔비디아,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플랫폼’ 공개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3e 공급 유력
하반기 실적 반등 열쇠 ‘HBM’ 총력
신종모 기자 2023-08-10 13:36:0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컴퓨터 그래픽스 컨퍼런스 시그래프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세계 최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차세대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 HBM은 다수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부품이다. 이 때문에 양사는 HBM 차세대 제품양산 경쟁에 돌입하는 등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IT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전겸. /사진=연합뉴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선보인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플랫폼은 대규모 언어 모델, 추천 시스템, 벡터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복합한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플랫폼은 HBM3e 프로세서가 탑재된 새로운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기반으로 한다.

이 슈퍼칩은 최고급 AI 칩인 H100과 같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141기가바이트의 최첨단 메모리 및 72코어 암(ARM) 기반의 프로세서(CPU)를 결합한 것이다. 

특히 이 슈퍼칩에는 초당 5테라바이트(TB)의 속도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 HBM3e가 탑재된다. 

HBM3 메모리는 기존 HBM3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50% 빠르고 초당 총 10테라바이트(TB)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에서 이전 버전보다 3.5배 용량이 큰 모델을 실행할 수 있으며 3배 빠른 메모리 대역폭으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H 200에 탑재될 HBM3e를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엔비디아에 HBM 등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에도 협력적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반기 실적 반등 열쇠 ‘HBM' 총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반도체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으나 HBM 부문에서 수요가 늘어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의 적자는 4조 3600억원에 달했다. 메모리반도체는 DDR5와 HBM 중심으로 AI용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예상한 가이던스를 상회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D램 출하량 증가와 가격 하락폭 축소로 적자폭을 줄였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6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챗(Chat)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4% 커지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HBM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해 HBM-PIM(Processing-in-Memory), AXDIMM(Acceleration DIMM), CXL(Compute Express Link) 등 다양한 시스템 아키텍처를 지원할 수 있는 차세대 D램 기술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32Gb DDR5 D램, 모바일용 저전력 8.5Gbps LPDDR5X D램, 그래픽용 초고속 36Gbps GDDR7 D램 등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프리미엄 D램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8단 16기가바이트(GB)와 12단 24GB 제품을 주요 클라우드 업체 등에 제공한 바 있다. HBM3P 제품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10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향후 고대역폭,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 등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진화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현존 세계 최고 성능 D램인 ‘HBM3’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에도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일 업계 최초로 ‘321단 4D 낸드’ 샘플을 공개하며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는 321단 4D 낸드를 고도화해 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DR5/LPDDR5, HBM3 등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제품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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