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최초의 전기차 RZ·RX 사전계약 실시...6월 21일 공식 출시
2023-05-22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정숙함. 이 단어보다 렉서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이 있을지 모르겠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렉서스는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전기차에 녹여낸 '디 올 뉴 일렉트릭RZ'(이하 RZ450e)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다른 브랜드보다 전기차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인 렉서스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RZ450e는 렉서스의 앞으로 보여줄 정체성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렉서스가 새롭게 선보인 전기차 RZ450e는 어떤 모습으로 렉서스의 전기차 이미지를 형성해 갈지 지난 22일 강원도 인제에서 직접 탑승해 봤다.
RZ450e는 렉서스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했다. e-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패키징이 구현됐고, 새로 개발된 이액슬(e-Axle)이 적용된 다이렉트4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렉서스의 정체성 이어받은 크로스오버 전기차
RZ450e의 외관은 4805㎜의 전장, 1895㎜ 전폭, 1635㎜ 전고의 사이즈로 세단과 SUV의 중간 느낌인 크로스오버 형태를 보여준다. 렉서스에서 해외시장에서 처음 선보였던 UX300e처럼 효율적인 무게밸런스를 고려해 배터리가 차체 아래에 낮게 장착됐다. 카사이 요이치로 렉서스 RZ 부수석 엔지니어는 배터리 장착에 관해 "배터리의 무게를 고려해 얼마만큼의 밸러스를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답했다.
전면부에는 렉서스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모래시계 모양의 그릴 대신 틀을 유지해 렉서스 모델이라는 정체성을 보여줬다. 크로스오버형태답게 차량 뒷편에 떨어지는 루프의 각도가 세단처럼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일자형 테일램프가 적용됐다.
충전구는 차량 뒷편이 아닌 운전석쪽 앞에 배치돼 있는데,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들과 달리 충전시 충전길이가 짧은 케이블이라면 조금의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충전 방식은 일본의 차데모 방식이 아닌 DC콤보 방식의 급속과 AC단상의 완속 충전이 가능해 DC급속 충전 150kW 기준으로 30%에서 80%까지 30분이 소요된다.
남다른 디테일의 실내...곳곳에 보이는 옥에 티
실내로 들어오면 RZ450e의 진가가 더욱 발휘된다. 타즈나(Tazuna) 콘셉트로 앉는 동시에 일체감이 형성된다는 렉서스측의 설명과 같이 실제로 시트 포지션을 맞춘 후의 안정감이 뛰어났다. 고개를 돌려 천장을 보면 개방된 선루프가 눈에 들어오는데 터치식으로 조작해 투명도를 껐다, 켰다로 설정할 수 있었다. 흔히 고급 오피스에서 사용되는 전자식 블라인드를 선루프에 적용한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조작면에서도 눈여겨 볼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함께 출시된 RX에 장착된 기어노브와는 달리 RZ450e에는 다이얼 형태의 시프트 노브가 장착돼 있다. 다이얼 주변의 테두리를 눌러 좌우로 돌려가면서 기어변속을 바꿀 수 있었다. 타 브랜드의 다이얼 변속기 중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여러번 돌려야 원하는 변속을 할 수 있는 것에 반해 좌,우 누르기 세가지 동작으로 변속을 할 수 있게 설정해 편리한 부분이었다.
다만 시동을 거는 버튼의 위치가 스티어링 휠 기준 2시방향 쪽에 위치해 있었다. 시동을 걸고 핸드포지션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기 위해 보통 전자식 버튼인 주차 버튼 좌측 혹은 스티어링 휠 4시 방향쯤에 위치한 것에 비해 이례적이었다.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부분으로 생각된다.
디스플레이는 14인치의 대형 터치스크린이 적용됐다. 공조장치에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 내부에 이미지를 넣은 부분이 인상적이다. 터치패널의 반응속도 다른 브랜드와 차이가 없지만, 14인치라는 화면 넓이에 비해 고정적으로 공조장치, 핸들열선 등을 터치하게 적용된 하단바 부분이 차지하는 영역이 넓었다. 시동을 끄고 들어왔을 때 14인치라는 것은 시인성이 좋아보이지만 실제 주행시 내비게이션을 볼때 보이는 부분은 줄어들어 실제 주행시 보게되는 디스플레이 영역은 10인치 정도이다.
클러스터쪽 디스플레이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다수 존재했다. 14인치의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시동을 껐을때는 넓은 디스플레이를 기대했으나 좌우의 베젤이 차지하는 영역이 너무 넓었다. 양 옆 여백에는 주차등, 안전벨트 등이 과거 모델에서 적용된 전구등이 적용돼 전기차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로 기능한다고 말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7인치로 주행시 불편함은 없으나, 다른 브랜드의 클러스터 디스플레이가 12.9인치까지 나온다는 것과 RZ450e의 가격을 고려하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전기차 특유의 거북한 '꿀렁임'은 없다...정숙함은 2배
이번 시승에선 RZ450e을 타고 일반도로와 동시에 서킷 및 슬라럼 구간을 통해 주행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슬라럼 구간에서 코스를 따라 일반도로보다 빠른 속도로 주행을 하자 전기차 특유의 빠른 가속으로 몸이 뒤로 붙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이어진 감속과 핸들조작으로 타각을 크게해 방향을 꺾는 과정에서도 차체의 밸런스가 기우뚱하지만 크게 기울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렉서스측에서 차체의 배터리와 밸런스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체감이었다. 코스의 마지막 제동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깔끔한 느낌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했다.
힘과 제어능력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인상을 가진 후 일반도로에서 주행을 이어갔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합강정 휴게소까지 약 40㎞를 주행해봤다. 렉서스 특유의 정숙함에 더해 노면을 미끄러지듯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마치 노면상태에 맞춰 주행을 맞춰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주행코스 중 일부 도로가 공사중이어서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매끄러운 주행감이 이어졌다.
가장 궁금했던 전기차 특유의 제동시 꿀렁임을 어떻게 소화해냈을까에 대한 부분도 합격점이었다. 주행중에 감속을 하기위해 브레이크를 밟아도 전기차의 꿀렁임은 운전석에서 전혀 느껴볼 수 없었다. 방지턱을 넘을 때의 운전석 서스펜션 느낌도 안정적이었다.
스티어링 휠 감도도 나쁘지 않았다. 운전자의 지시에 너무 무겁지도 예민하지도 않게 반응해 남녀노소 상관없이 운전에 무리가 없는 정도의 선을 적절히 지켰다는 생각이다. 다만 주행중 스티어링 휠을 통한 인포테이션 조작에서는 트랙패드가 적용돼 사용자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좌우로 장착된 트랙패드는 전방에 뜨는 HUD를 조작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전방주시를 하는 동시에 원할한 조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더 직관적인 버튼 배치가 좋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HUD디스플레이도 운전자의 위치에 비해 조금은 낮게 설정돼 주행정보 전달에 어려움이 있었다. 다시금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의 활용이 아쉬움이 드는 부분으로 연결됐다.
2열에서의 탑승은 쾌적한 편이었다. 차급에 비해 굉장히 넉넉한 레그룸으로 장시간 주행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헤드룸에 있어서도 여유로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웬만큼의 장신이 아니라면 큰 불편함은 없을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었다.
한편, RZ450e는 312마력에 한 번 충전으로 377km의 주행거리를 보여준다. 다만 국내 출시된 다른 전기차들의 주행거리가 400km에 가까운 반면 조금 부족한 주행거리로 보인다. 렉서스측은 주행모드를 레인지모드로 변경시 10~15%정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RZ450e는 ▲수프림 8480만원, ▲럭셔리 9250만원의 두 가지 가격으로 출시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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