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연구개발 조직, '독립 조직 연합체'로 개편...스타트업처럼 일한다

차량 개발을 위해 집중형 체제에서 스타트업 체제로 개편
급변하는 외부 생태계 대처 위해 기술단위별 R&D 연합체제 구축
박재훈 기자 2023-06-12 17:02:59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동화로의 전환과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등 급변하고 있는 환경에 유연한 대처를 위해 스타트업과 같은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체계 구축은 기존 연구개발본부 조직을 완성차 개발 중심의 중앙 집중 형태에서 독립적인 조직들의 연합체 방식으로 개편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개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을 한데 모아 본부급으로 승격시켰다. 신차 개발 완성도 제고, 양산 품질 확보 측면 강화를 진행하면서 기존 연구개발본부 조직 중 차세개 혁신 기술 부문을 재구성해 별도의 담당으로 편성했다.

현대차·기아가 전동화 체제 전환 전환과 SDV 가속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독립적 조직들간의 연합체 방식으로 개편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R&D 부문을 총괄하는 CTO(최고 기술 경영자) 아래 ▲TVD(Total Vehicle Development)본부 ▲차량SW담당 ▲META(Mobility Engineering & Tech Acceleration)담당 ▲독립형 개발조직(배터리, 로보틱스, 수소연료전지, 상용)·디자인센터 등 각 부문을 독자적인 개발 체계를 갖춘 조직으로 재편했다.

재편된 R&D체계에서는 관련 업무별로 구성된 각 본부 및 담당, 센터가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협업이 필요하면 각 조직들이 필요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면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외부 생태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조직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대대적 조직 개편을 선택했다.

이번 연구개발본부의 조직 개편은 ▲전동화 체제 전환 지속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전환 ▲차세대 신기술 개발 역량 강화 ▲신사업 분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로 이뤄졌다.

TVD본부는 전동화 모델 등 신차 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연구개발본부의 차량 개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통합개발담당 등 신차 개발 조직을 모아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특히 산하에 '제네시스개발담당'과 다목적 차량 및 소형차 개발을 위한 ‘차량개발1담당’, 중대형 차량을 개발하는 ‘차량개발2담당’을 조직해 브랜드와 플랫폼 단위의 신차 개발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한 전동화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기차 개발 및 양산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동화설계센터와 전동화시험센터 등 전동화 개발 조직은 본부 직속으로 편재해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적 기술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전비와 전기차 안전 등을 연구하는 조직도 본부 직속으로 구성해 핵심적인 전동화 기술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하도록 했다.

SDV체제 전환을 위해 SW경쟁력을 확보하는 차량SW담당은 CTO산하로 효율적으로 구성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전자개발센터와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로 구성돼 있던 차량SW담당 산하에 자율주행사업부, 차량제어개발센터, 디지털엔지니어링센터를 추가했다. 이로써 소프트웨어 개발의 일관성을 확보해 더 강력한 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소프트웨어 담당 조직이 차량SW담당 아래 하나로 모여 관련 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업과 인적, 물적 자원이 집중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차량SW담당은 앞으로 현대차·기아의 차량에 적용될 전자아키텍처, 통합제어전략 등을 연구하고 실행할 예정이다. 특히 본사 SDV본부 및 포티투닷(42dot)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춰 그룹의 SDV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 차량 제어기를 네 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했다. 이를 통해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단일화, 차량의 기능이 무선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했다.

차세대 플랫폼과 기술개발을 통해 혁신 제품 개발을 주도하는 META(Mobility Engineering & Tech Acceleration)담당은 분산돼 있던 전동화, 샤시, 바디 분야 선행 신기술 및 기본 성능 육성 조직을 통합한 조직이다.  모빌리티기술센터, 차량성능기술센터,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기초소재연구센터로 구성된다.

모빌리티기술센터는 미래 신기술과 새로운 콘셉트 모빌리티를 개발, 차세대 아키텍처 기술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와 함께 차량성능기술센터는 고성능차의 기술을 양산 적용하는 작업과 차량의 기본 성능을 선행적으로 연구하고 향상시키는 업무를 담당한다.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는 아키텍쳐 기반의 개발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개발 원가 부문, 버추얼 개발 부문 등이 센터 내로 편입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기존 연구개발본부의 독립 조직이었던 기초소재연구센터는 혁신 제품을 연구하는 다른 연구개발 조직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조직개편에 배터리, 로보틱스, 수소연료전지, 상용 등 승용 완성차를 제외한 사업 및 디자인센터의 독립적인 연구개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며 CTO 직속으로 편성했다.

이들 담당 및 센터는 독립적으로 각 분야를 연구개발하면서 필요시 타 담당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 김용화 신임 CTO / 사진=현대자동차


한편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진행된 인사에서 기존 연구개발본부장이었던 김용화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연구개발조직을 총괄하는 CTO(최고기술책임자)에 임명됐으며, 차량SW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이외에도 기존 제품통합개발담당 양희원 부사장이 TVD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연구개발에 문제없이 연속성을 유지했다. META담당은 추후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기존의 조직이 차량의 효율적인 개발에 집중됐었다면, 개편된 조직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반영해 전동화, SW,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로 조직이 확대된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마치 스타트업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신속하고 유연한 조직을 구성해 급변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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