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 등 8개사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쿠팡 ‘외국인 총수’ 논란 가중 여전

공정위, 올해 82개 기업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발표
김범석 쿠팡 의장 총수 지정 3년째 미지정…사익편치 규제 면제
신종모 기자 2023-04-25 15:34:02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LX, 에코프로 등 8개사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이들 기업은 다음 달 1일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다만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올해도 그룹 총수(동일인)로 지정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익편치 규제를 피하게 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자산은 11조 1000억원으로 10조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김 의장이 총수로 지정되면 그의 배우자와 친족들과의 거래가 모두 공시대상으로 묶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외국 국적을 보유한 총수 2·3세가 향후 경영에 나서게 된다. 그동안 한국계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은 외교·통상마찰 우려가 지적돼왔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8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076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76개)과 소속회사(2886개) 수는 전년 대비 각각 6개, 190개 증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사다. 지정 제외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 등 2개사다.

같은 날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8개 집단(소속회사 2169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LX, 장금상선, 쿠팡 등이 지정 제외된 집단은 교보생명보험, 두나무 등이다.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수가 증가했다. 특히 8개 신규 지정집단 중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의 경우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측에 지정자료 제출요청을 통해 동일인,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결과 오씨아이의 동일인이 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다. 그 외에도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동일인 판단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예규)’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해 온 동일인 확인 절차를 명문화하고 동일인 판단의 구체적 기준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 등장과 외국국적(이중국적 포함)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제도상의 허점이 3년째 해소되지 않아 대기업집단 시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됐다. 

외국인 동일인 기준 마련 이슈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서부터 부각됐다.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의 미비점, 통상 마찰 우려 등을 고려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쿠팡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진입했을 때도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제도적 미비로 외국인 동일인 지정에 관한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쿠팡은 김범석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데 반발하고 있고 별도 기준 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의 통상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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