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확정에도 국민연금 반대...왜?
2022-12-30
[스마트에프엔=김효정 기자]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를 공개 경쟁 방식으로 재추진하면서, 연임이 확실시 됐던 구현모 KT 대표도 다시 원점에서 경쟁에 참여하게 된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대표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면서 '격렬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9일 오전 KT 이사회는 회의를 열고 기존 CEO 선임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국민연금의 압박에 공개 모집으로 사외 후보자군을 모으고, KT 이사진은 공정성을 위해 사내이사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영화 20주년을 맞은 KT에 여전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구 대표 단독 후보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을 걸고 넘어졌다. 구현모 대표가 지난해 말 연임에 도전한 이후, 그 동안의 성과 등을 기반으로 연임 적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외부의 거센 압박에 스스로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면서 경선을 자처했고, 연말에 이사회는 구 대표를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구 대표의 연임이 9부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였지만, KT는 1월 예정이었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갑자기 연기하면서 정치권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KT와 포스코 등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국민연금을 통한 집권 세력의 강력한 공세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권 인사로 알려진 이강철 사외이사까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결국 KT는 마지막 방법을 고민해 내놓았다. 지금까지의 선임 과정을 백지화하고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10일 KT는 홈페이지를 통해 ‘23년 정기 주총부터 ‘26년 정기 주총까지 3년간 KT를 이끌 대표이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구현모 대표도 이번 공모에 참여한다. 구 대표와 KT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개선 방향에 부합하고, 국민연금이 지적했던 불투명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승부수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현 정권을 뒷배경으로 둔 누군가가 KT의 대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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