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파트너로 LG엔솔 선택한 배경은?

박지성 기자 2023-01-31 10:12:38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자동차와의 튀르키예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포드 자동차는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파트너로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뒷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포드 및 튀르키예 제조기업 코치와 함께 튀르키예에 짓기로 한 3조원대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이 결렬될 위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자금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이 이어지며 SK온과 포드가 사업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지난 9일 보도된 바 있다. 이에 앞서 SK온은 지난해 3월 포드, 코치 등과 3자 합작법인 설립 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워 2025년부터 연간 30∼4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양산이 목표였다. 전기차 납품 기준으로는 40만∼60만대 규모로 3사의 총 투자 금액은 3조∼4조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MOU 체결 후 3사는 세부 사안을 논의해왔으나, 정작 투자 논의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금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럽에서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전기차 주행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SK온 관계자는 "사업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사업이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사업이 완전히 철회되지 않았기 때문에 1% 가능성만 있다면 사업이 진행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온과 포드가 미국 테네시주에 합작 설립하는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포드 자동차

SK온과 포드의 합작공장 결렬설이 나온 직후, 지난 10일 포드 자동차가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파트너로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만에 SK온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파트너가 교체된 것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외신 및 국내 보도를 종합하면, 포드 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 자동차는 SK온 대안으로 LG에너지솔루션 측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제안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아직 포드 자동차과 공장 설립과 관련해 확정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공식 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사의 합작 공장을 설립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포드 자동차가 LG에너지솔루션 외에 대안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반중 정서 심화로 한국의 배터리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SK온과의 결렬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적합한 파트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글로벌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다. 그러나 CATL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 영향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의 협업을 꺼려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내 완성차 업체와 더불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IRA 법안에 충족하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중국 배터리 업체가 아닌 국내 배터리 업체와 서둘러 손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중국 업체를 제외하면 글로벌 배터리 업체는 (한국 기업 외에는) 한정적이다”라며 “포드 자동차가 SK온과 합작공장 설립이 결렬되면서 대안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후보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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