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성장 0%대…반도체 등 전기전자·철강 악화

글로벌 복합적 위기 반도체·철강 수출 감소 심화
신종모 기자 2022-12-19 10:31:4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근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수출이 내년에는 증가율이 0%대로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와 철강 등의 수출이 가장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3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1.9%), 석유화학·석유제품(-0.5%), 철강(+0.2%), 자동차·자동차부품(+0.9%), 일반기계·선박(+1.7%), 바이오헬스(+3.5%)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동안 반도체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최근 주요국 금리인상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각국의 수입 수요가 둔화되면서 그동안 한국 수출을 앞장섰던 반도체 부문에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나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업부에 따르면 11월 반도체 수출은 84억 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D램 고정가는 올해 1분기 3.41달러에서 10월∼11월 2.21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여파로 반도체의 대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49.7%나 감소하면서 38억 4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수요 약세와 재고 누적 등과 D램·낸드플래시 등의 제품가격 하락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도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에서 철강수요가 둔화세를 보이며 20.8% 감소한 26억 7000만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완제품(세트) 수요가 줄면서 부품 수요도 동반 감소하고 반도체 가격 약세와 재고 증가 등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했다”며 “내년에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업황은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전경련


내년 수출 감소·채산성 악화 전망

주요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기업은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 해상, 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채산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채산성 악화의 요인으로는 원유,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상승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이 수출 채산성을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많은 업종은 전기전자(40.7%), 철강(31.3%), 석유화학·석유제품(28.6%), 자동차·부품(26.5%)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 수출물류 차질 방지를 위한 지원,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 증가세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물류 차질 방지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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