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법인세법 개정 촉구…“부자 감세 아니다”

법인세 개편, 투자·고용 확대 등 내수 활성화 기대
중소·중견기업 특례세율 적용도 포함
신종모 기자 2022-12-12 10:17:18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경제계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심지어 내후년까지도 저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해 법인세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는 부자 감세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는 최고세율 인하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특례세율 적용도 포함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12일 경제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지난 11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기국회 기간 중 법인세법 개정안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경제 6단체는 지난 11월부터 총 3번에 걸쳐 법인세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체들은 제도상 모멘텀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중요한 책무라고 지적하며 “글로벌 기업들은 정부의 파격적 지원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국경제의 부흥뿐만 아니라 경제와 안보가 결합되는 새로운 경제질서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어 “전쟁의 시기에 한가할 때 쓰는 칼을 쓸 수 없듯이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평시의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이 될 수 없다”면서 “경쟁국보다 불리한 현재의 법인세법을 개선하지 않고 기업들에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원이 부족한 한국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한 몸이 돼 힘을 합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전진해 왔기 때문”이라며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세제 개편이 국회를 통과하면 투자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져 위축된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고 과감한 혁신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을 높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인세 개정, 소수 대기업에만 혜택?

전경련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정부의 법인세제 개편안이 소수의 대기업만 혜택을 보는 ‘부자 감세’라는 지적에 “이번 법인세제 개편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도 혜택을 누리게 되므로 법인세제 개편안이 부자 감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법인세제 개편안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구간에 대한 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p 인하하는 것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과세표준 2~5억원 구간의 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10%p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경련이 국세청의 국세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제 개편안 통과시 중소·중견기업 특례세율 적용으로 지난해 기준 과세표준이 2억원을 초과하는 총 9만 3950개의 중소기업이 세부담 경감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산한 법인 규모별 세수효과 분석에서도 세제 개편에 따른 세부담 경감률이 대기업은 5.7%였으나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1.7배인 9.6%로 조사됐다. 

정부의 법인세제 개편안에는 현재의 4단계(세율 10~25%) 누진과세 체계를 2단계(20~22%)로 단순화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전경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이 기존 10%에서 20%로 상승함에 따라 과세표준 3000억원 이하 대기업의 경우 중소․중견기업과 같이 특례세율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세부담이 현재보다 오히려 2000만원(=2억원×10%)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특례세율 적용으로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음에도 최고세율 인하만 보고 이번 법인세제 개편안이 소수의 대기업에 대한 부자 감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며 “경제위기 상황인 만큼 규모를 막론하고 기업들의 경영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법인세제 개편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OECD 평균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법인세 개정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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