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왕세자, ‘네옴시티’ 선물 보따리 안고 방한…재계 총수 총출동
2022-11-16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17일 방한했다. 이번 방한은 사우디 스마트도시 ‘네옴시티’와 관련해 철도·주택 프로젝트를 비롯해 화학, 수소, 건설 분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까지 삼성이 삼성물산·현대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타 기업들은 네옴시티와 관련해 아직 수주 논의가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만나 초대형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비롯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빈 살만 왕세자 주도의 차담회에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총수 8명이 참석했다.
이날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차담회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주도하는 것으로 서울의 44배 면적에 스마트 도시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네옴시티에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안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이 건설된다. 총사업비는 5000억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재계는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제2 중동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우리 기업들과 사우디 투자부는 이날 오전 총 25건에 달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 간 5건, 사우디가 투자한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 간 3건, 그 외 17건은 국내 공기업 및 대기업과 사우디 기업 간에 체결이 성사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에너지, 기술, 산업, 건설, 스마트시티 등 분양에서 광범위한 사업 기회가 열려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 총수들은 각 그룹의 주력 사업 소개와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어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담회서 어떤 말이 오갔나?
이날 차담회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네옴시티와 관련한 사업 협력 방안과 비전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빈 살만 왕세자는 그룹 총수들에 사우디아라비아 내 신규 희망 사업에 대해서 일일이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분야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7년 집권 이후 석유에 의존해온 사우디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는 사우디 경제를 문화·첨단기술·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전 2030′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이재용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의 두터운 친분을 앞에서 네옴시티 사업 수주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그룹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등의 강점을 내세워 스마트시티 건설 수주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삼성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핵심 사업을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 등을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기반 모빌리티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업체와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한 상태다.
김동관 부회장은 주력 사업인 방산과 태양광 등 분야에 협력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사우디 국방부와 약 1조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앞세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의 성과를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협동로봇, 수소드론 등 미래형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관심을 갖고 있으나 우리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우리 기업에 호재를 작용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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