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재계 2위 수성이냐…현대차그룹 재탈환이냐
2022-08-26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SK그룹 20개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시총)이 연초 대비 77조 5565억원 증발한 132조 3414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재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SK그룹은 LG그룹에 일격을 당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시총액 감소의 주된 이유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등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악화가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6개 대기업집단 중 70개 그룹 상장사 303곳의 시총 분석에서 SK그룹은 연초 209조 8979억원으로 200조원을 초과했으나 10개월 새 20개 상장 계열사 전체가 감소하며 77조 5565억원 감소해 36.9%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감소가 뼈아프다. SK하이닉스는 32조 8329억원으로 35.1% 줄며 계열사 중에서 가장 큰 감소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11조 7826억원, 67.1%↓), SK아이테크놀로지(8조 281억원, 68.4%↓), SK이노베이션(7조 3510억원, 32.1%↓) 순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전세계적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이 개선됐음에도 원가 절감폭보다 가격 하락폭이 커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0조 9829억원, 영업이익이 1조 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6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측은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이라며 “회사가 고대역폭 제품인 HBM3와 DDR5/LPDDR5 등 D램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고 내년에 양산 규모를 확대함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지속 높여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나가고 일정 기간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위 탈환 ‘SK온’ 손에 달려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지난해 10월 물적분할한 뒤 외형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올해 1·2분기 모두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3분기에는 매출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SK온은 3분기 매출 2조 1942억원, 영업손실 13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962억원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도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다만 낮은 수율이 지속해서 지적되면서 수익성 문제가 아쉬운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양산 체제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90% 이상의 수율이 나와야 하는데 SK온은 그동안 만족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SK온은 수율이 낮은 해외 공장에 숙련된 인력을 파견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 결과 수율도 정상 범위에 가깝게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올해 4분기와 내년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라며 “미국 1공장과 헝가리 2공장의 가동률 및 수율이 점차 정상 궤도에 진입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SK온의 실적 개선과 상장에 따라 시총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며 “현재 SK온은 사모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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