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으로 점심 해결 불가"...외식물가 부담에 간편식 판매량 증가

홍선혜 기자 2022-08-03 11:42:08
간편식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는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들이 간편식 등을 둘러보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간편식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는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들이 간편식 등을 둘러보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최근 급상승한 외식물가가 1998년 외환 위기 후 최고치를 찍었다. 여름철 음식인 냉면의 경우 서울에서 1인분 평균 가격이 1만269원(한국소비자원 기준)으로 전년(9500원) 대비 8.1%나 올랐다. 외식물가 부담이 늘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정간편식(HMR)으로 외식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MR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와 호텔, 편의점까지 관련 업계가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승률은 6.3% 증가했다. 1998년 외환위기 후 대폭 급증한 것이다. 잦은 비와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 역시 급등하며 밥상 물가가 오르는 추세다. 외식 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HMR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자사의 간편식 냉면 제품 매출이 약 300억원으로 집계됐고, 7월 매출만 120억원에 달했다고 1일 밝혔다. 5∼7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이다. CJ제일제당의 한 고위 임원은 “요즘 냉면은 한 그릇에 1만원이 훌쩍 넘는다”며“폭증하는 외식 물가에 따라 4800원에 2인분인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냉면이 인기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간편식 냉면을 1인분 기준 2000원대로 환산하면 냉면 전문점 가격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매출 증가의 배경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CJ푸드빌 측은 자사의 레스토랑간편식(RMR)의 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자사 간편식 냉면의 매출이 약 3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자사 간편식 냉면의 매출이 약 3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사진=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의 경우, 올해 1월부터 6월 15일까지의 RMR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늘었다며, 더위에 맞춰 보양간편식 판매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7일 신세계푸드는 외식물가 부담으로 보양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더위가 시작된 6월 한 달 간 올반 삼계탕의 판매량은 10만 개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무더위가 본격화 된 7월 1주차 올반 삼계탕의 판매량은 57%가 증가했다. 이러한 간편식 판매량 증가는 수 개월째 지속되는 외식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세계푸드 측은 분석했다. 또한 삼계탕 같은 고가의 보양식도 간편식으로 출시되면서 복날을 맞이해 간편보양식인 올반 삼계탕 매출이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역시 간편식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일 치솟는 물가와 유류비 상승 등의 이유로 저렴한 밀키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롯데마트의 밀키트인 요리하다 시그니처 부대찌개는 전년 대비 2배 가량 매출이 신장했다"고 전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올해 5월 말 선보인 삼계탕 간편식 제품의 누적 판매량이 2만 3000개를 넘었으며, 초복 시즌에 이미 초도 물량이 모두 판매된 상태다.

또한 간편식 브랜드 프레시지의 상반기 밀키트 제품 판매량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증가했다. 물가 상승에 대체할 가정간편식 매출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GS 리테일의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비 65% 성장했다.

​롯데푸드는 지난 4월 11일 밀키트 스타트업인 푸드어셈블에 65억원 투자한 바 있다. 롯데푸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통계를 활용해 2017년 20억원 규모였던 밀키트 시장이 2025년에는 7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들도 경쟁적으로 간편식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포켓 CU는 도시락, 샐러드, 즉석 원두 커피 등 20가지 간편식 대상으로 월 구독료를 결제하면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진행 중 이며 직장인과 학생들은 포켓CU를 활용해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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